달러 약세와 국제유가 안정으로 브라질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하반기까지 선진국보다 유리한 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달 간 브라질 증시(보베스파 지수)가 18.96% 급등했다. 이외에도 러시아(14.36%), 말레이시아(13.46%), 인도(7.14%), 인도네시아(6.76%), 대만(6.28%)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는 모습이다.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경제활동 재개와 달러 약세, 국제유가 반등 영향으로 풀이된다. 신흥국은 대부분 원자재 수출국으로 환율에 민감한 구조이다. 2월 이후 급등세를 이어갔던 달러가 최근 약세로 전환하면서 해당 국가들의 환율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가격에 대한 부담이 낮아지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달러가 3월 20일 저점 대비 5% 이상 하락했는데 달러 약세가 장기화된다면, 반대로 움직이는 원자재 가격은 추가 상승할 수 있다”며 “신흥국 증시 상승은 달러 약세와 원유, 구리 등 원자재 가격 변수와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브라질 증시에 대한 낙관론이 나오고 있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브라질 주가지수는 긍정적으로 상승했다”며 “헤알화 가치도 같은 영향을 받아 하락세를 멈췄는데 저평가에 대한 인식으로 반등이 이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실제 브라질 주식을 담은 공모 펀드는 1개월 수익률이 15.76%를 기록해 가장 우수했다. 이어 베트남(15.07%), 러시아(13.49%)도 높은 성적을 거뒀다. 이는 미국(10.37%), 한국(9.77%), 일본(8.92%), 유럽(7.36%)보다도 훨씬 높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보다 신흥국 위주의 강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글로벌 증시는 신흥국의 우위가 예상되는데 EPS 증감률 전망치 기준 신흥국은 -0.1%, 선진국은 -18.8%로 추정한다”며 “신흥국의 경제지표도 양호한데 최근 확인된 경기선행지수, 제조업 PMI에서도 동일하게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