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부진’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 1998년 1월 이후 최대 감소
지난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고용 충격이 지속되면서 실업급여 지급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섰다.
지난달에도 직장을 잃어 새롭게 실업급여를 신청한 인원이 많아지면서 4개월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수출 부진 여파 등으로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1998년 1월 이후 가장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가 8일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2020년 5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74억 원(34%) 늘어난 1조162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실업급여 수혜자는 전년보다 17만5000명 늘어난 67만8000명을 기록했다.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과 수혜자는 4개월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올해 3월부터 가시화된 코로나19 발(發) 고용충격이 지난달에도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권기섭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 증가는 신규신청자 증가와 지급기간 연장, 1인당 수혜금액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며 “고용사정이 계속해서 안좋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지급액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 수는 11만1000명으로 전년보다 2만7000명 늘었다. 산업별 신규 신청자는 제조업이 2만2200명으로 가장 많았고, 도소매(1만4400명), 건설업(1만3500명), 사업서비스(1만1900명), 보건복지(1만 명) 등 순이었다.
고용보험 사업장의 고용흐름을 알 수 있는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지난달 1382만 명으로 전년보다 15만5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15만5000명 증가는 5월 기준 역대 최저치이며 2004년 2월(14만8000명)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폭은 작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0만~50만 명대를 유지해오다가 코로나19에 따른 고용 충격이 본격적으로 반영된 3월엔 25만3000명으로 내려갔고, 4월에는 16만1000명으로 주저앉았다. 코로나19에 따른 고용 악화가 달을 넘길수록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의 고용보험 가입자는 352만 명으로 전년보다 5만4000명이 감소했다. 이는 외환위기가 나타난 1998년 1월(-10만 명)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출 부진 여파 등으로 전자통신, 자동차(부품산업) 중심으로 가입자 수가 급감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서비스업의 고용보험 가입자(943만7000명)는 전년보다 19만4000명 늘긴 했지만 대면 업무인 숙박·음식업(-3000명), 교육서비스업(3000명), 도매업(8000명) 등은 감소 또는 증가폭 둔화를 보였다.
지난달 중 고용보험 자격 취득자는 48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9만 명(15.7%) 감소했다. 제조업(-2만6800명), 도소매(-1만7500명), 숙박음식(-1만4300명), 사업서비스(-1만3100명) 등에서 크게 감소했다.
다만 고용보험 자격 상실자 수는 43만4000명으로 전년보다 7만9000명(15.5%) 감소했다. 제조업(-1만4100명), 사업서비스(-1만2500명), 보건복지(-1만2500명) 등을 중심으로 감소가 이뤄졌다.
권 실장은 “지난달 중 자격 취득자가 줄고, 자격 상실자가 감소한 것은 기업들이 코로나19로 채용 축소를 지속하면서 유급휴업·휴직 조치로 고용 유지에 나선 결과”라며 “고용유지의 경우 고용유지지원금 확대 지원 등 정부의 정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