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영향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일 주둔 미군 감축을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독일 주둔 미군을 2만5000명으로 줄이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주독 미군은 현재 3만4500명으로 9500명을 줄인다는 의미다. NYT는 현재 주독 미군 수는 냉전 당시보다 적은 규모라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독일이 주둔 비용을 지불할 때까지 상당수 미군을 뺄 것”이라면서 “2만5000명이 됐을 때 더 줄일지 말지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트럼프가 독일 주둔 미군 병력 수천 명을 감축하라고 지시했다는 보도는 있었지만 트럼프 자신이 직접 공개적으로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는 집권 이후부터 줄곧 동맹국이 미군 주둔 비용을 제대로 치르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해 왔다.
트럼프는 “우리가 독일을 보호하고 있는데 독일은 돈을 지불하지 않고 있다. 말이 안 된다”면서 “2014년 모든 나토 동맹국이 GDP의 최소 2%를 방위에 쓰기로 한 목표에 한참 뒤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은 2031년까지 2%를 맞추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주독 미군 감축 결정은 독일에 벌을 주려는 의도”라면서 “봉급이 높은 미군들이 독일 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그들은 상당히 많은 돈을 쓴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이날 발언은 독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은 물론 의회에도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 이에 공화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주독 미군 감축은 러시아에 선물을 주는 것이며 미국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 소속 공화당 22명 의원은 트럼프에게 재고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맥 쏜베리 의원은 서한에서 “나토 동맹 약화 신호는 러시아의 침략을 부추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독일은 수 십 년 간 중동, 아프리카를 오가는 미군 병력의 핵심 이동 거점이었다. 독일에 있는 람슈타인 공군 기지를 포함한 미군 시설은 중동과 아프리카 작전의 주요 허브다. 또 유럽과 아프리카에 위치한 미 공군의 사령부가 위치해 있다.
이에 트럼프가 독일 자체가 러시아를 견제하는 미국의 중요한 동맹임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리처드 그리넬 전 독일 주재 미국 대사는 지난 11일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한국, 일본, 그리고 독일로부터 군대를 데려오기를 원한다고 분명히 말했다”고 밝혔다.
독일이 해외 주둔 미군 감축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