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카데미 시상식, 코로나19 여파로 40년 만에 연기...“내년 4월25일 개최”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40년 만에 연기됐다. 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미국 영화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연기됐다.

1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 영화예술아카데미(AMPAS)는 제93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을 내년 4월 25일에 개최한다고 밝혔다. 애초 내년 2월 28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여파로 8주 늦춘 것이다. CNN은 40년 만에 시상식 일정이 조정됐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지난 3월 중순부터 영화관이 폐쇄되면서 신작 영화 개봉이 줄줄이 밀린 상황에서 올해 개봉된 영화만으로 시상식을 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에서 나온 조치라는 평가다. 미국이 경제 재개에 나섰지만 대부분 영화관이 여전히 폐쇄된 상태인 데다가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도 커지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마지막으로 연기된 것은 1981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이 워싱턴D.C.에서 총격을 당했을 때로 시상식을 4시간 앞두고 하루 연기됐다. 이전에는 1938년 로스앤젤레스(LA)에서 발생한 홍수 사태로 일주일 미뤄졌고 1968년 마틴 루서 킹 목사 암살 사건 당시 이틀 연기됐었다.

데이비드 루빈 아카데미 회장과 돈 허드슨 아카데미 최고경영자(CEO)는 공동 성명에서 “아카데미 시상식이 영화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연기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00년 넘게 영화는 힘든 시기에 위로, 영감, 오락을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면서 “이번 조치로 제작자들이 영화를 완성하고 개봉하는데 유연성을 갖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시상식 일정 연기와 함께 출품작 자격 심사 기간도 내년 2월 28일까지로 연장됐다. 오스카상 후보 작품과 후보 연기자 발표는 내년 3월 15일, 후보자 오찬 행사는 내년 4월 15일로 각각 조정됐다.

시상식을 공동 주관하는 ABC엔터테인먼트의 캐리 버크 사장은 “우리는 코로나 사태로 올해 가보지 않은 길을 마주하고 있다”면서 “내년 시상식이 안전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파트너인 아카데미 측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