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면역 주장하더니…북유럽서 왕따 된 스웨덴

입력 2020-06-1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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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6주간 코로나19 항체 형성률 14% 그쳐…노르웨이·덴마크 등 스웨덴에 계속 국경 닫아

▲인구 10만 명당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 단위 명. 앞에서부터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스웨덴 프랑스 미국 브라질 독일. 출처 CNBC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전면적 봉쇄 대신 집단면역 전략을 채택한 스웨덴이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 스웨덴은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제한적 거리두기만 시행하며 국가 전체의 면역력을 높이겠다는 정책을 취했지만 그 결과 북유럽에서 왕따가 되고 말았다.

노르웨이와 덴마크,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이 상호 여행 제한 해제에서 스웨덴을 제외하기로 결정했다고 17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이 보도했다.

이들 북유럽 국가는 경제 재개에 나서면서 여행 제한 조치를 완화, 15일부터 시민이 일과 여가 목적으로 다른 나라를 오고 갈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스웨덴은 여전히 코로나19 사태가 가라앉지 않아 제한을 받게 된 것이다.

스웨덴 정부는 이웃 국가들의 냉담한 조치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안 린드 스웨덴 외무장관은 전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북유럽 국가들의 스웨덴에 대한 태도에 복잡한 심경”이라며 “이번 조치는 국경이 없는 것처럼 일했던 우리 국민에게 다른 나라가 차별 대우하고 있다는 아주 분명한 경종을 울렸다. 많은 사람들에게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한탄했다.

북유럽 이웃 국가들이 스웨덴을 차별 대우하는 것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스웨덴 정부는 대부분 유럽 국가들처럼 필수 사업을 제외한 모든 소매매장을 폐쇄하는 대신 술집과 식당 영업을 허용했으며 16세 미만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학교 등교도 유지했다. 물론 정부는 집단 모임이나 노인 요양원 방문을 금지하고 재택근무와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권장하는 등 기본적인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집단면역 전략이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는 평가가 잇따르면서 스웨덴은 국민의 목숨으로 도박을 벌인 국가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가 붙었다.

예를 들어 스웨덴의 한 연구에 따르면 스톡홀름에서 지난 4월 말까지 인구의 7.3%만이 코로나19 항체를 형성했다. 이런 초라한 성적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스웨덴 건강검진업체 베르랩스(Werlabs)가 5만 건의 혈액 샘플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6주간 스톡홀름 지역에서 항체를 형성한 사람은 전체의 약 14%에 불과했다.

반면 이탈리아 코로나19 진원지 중 한 곳인 베르가모는 주민의 57%가 항체를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은 비록 인구가 약 1000만 명으로 북유럽 이웃 국가들의 약 2배에 달하지만 코로나19 피해 정도가 너무 커서 변명하지 못할 지경이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스웨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5만5000명에 육박하며 사망자는 이날 5000명을 넘었다. 이에 스웨덴 국회의원들은 피해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묵념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덴마크는 확진자가 1만2500명 정도이고 사망자는 598명이다. 노르웨이와 핀란드는 확진자가 1만 명이 안 된다.

스웨덴 정부는 여전히 집단면역 전략이 옳았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2차 감염 확산이 일어날 경우 강력하게 대처하겠다며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린드 외무장관은 “우리 전략의 목표는 다른 정부들처럼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구하는 것”이라며 “코로나19 압박을 관리하도록 의료 시스템을 유지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단면역을 주도한 전염병 학자인 앤더스 테그넬은 “우리는 코로나19 재확산에 준비가 잘 돼 있다”며 “감염 추적 체계 개선 방법을 면밀히 검토, 새로운 감염이 일어나자마자 바로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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