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한남3구역 수주로 단숨에 '1위'로…국내 주택사업 경기 전망은 '글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시공사 선정을 마지막으로 올해 상반기 서울 재개발·재건축 수주전이 마무리됐다. 한남3구역을 비롯한 주요 정비사업장 시공사로 선정된 건설사들은 미래 먹거리를 확보는 물론이고 향후 수주전에서도 유리한 입지를 다질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내놓은 6·17 대책 등 부동산 규제 강화로 하반기 정비사업에 먹구름이 낀 상황이다. 여기에 시공사와 조합간 갈등이 불거지고 있는 사업장도 다수 있어 향후 주택사업을 장담할 수 없다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22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현대건설이 정비사업 누적 수주액 3조2764억 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현대건설은 올해 초만 하더라도 작년에 이어 굳건히 1위를 기록했으나 9200억 원에 달하는 은평구 갈현1구역을 수주한 롯데건설에 뒤지며 2위로 밀렸다. 그러나 사업비 7조 원, 공사비만 1조5386억 원에 달하는 한남3구역을 따내며 1위로 단숨에 뛰어올랐다.
이어 롯데건설이 1조5887억 원으로 2위를 기록했다. 약 5년 만에 정비사업 수주시장에 복귀한 삼성물산은 강남 주요 재건축 사업장을 잇따라 수주하며 3위에 올랐다. 삼성물산의 수주 총액은 1조487억 원이다. 4위는 1조23억 원의 수주고를 올린 현대엔지니어링이 차지했다.
올해 코로나19로 국내 주택사업 부진이 점쳐진 상황에서도 주요 건설사들은 서울 강남·북 주요 지역들을 수주하며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올해 상반기 대형 건설사들이 수주한 정비사업장의 경우 향후 수주전을 위한 전략적 입지 지역도 많아 앞으로의 정비사업 추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한남3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거머쥔 현대건설은 향후 한남뉴타운 정비사업 수주전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됐다는 분석이 많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당초 GS건설과 대림산업 등 주요 건설사들이 사업성이 낮다고 평가받는 한남3구역에 열을 올린 것도 한남3구역이 한강변 노른자 땅인 데다 한남뉴타운 5개 구역 가운데 가장 면적이 넓다는 점에서 이곳을 선점할 경우 향후 한남뉴타운 공사를 따낼 수 있는 가능성도 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건설사들의 올해 하반기 정비사업 수주시장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정부가 정비사업을 집값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하며 분양가상한제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 각종 규제를 강화하면서 수주 물량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와 정부의 민간 주택시장 규제 정책으로 올 하반기 건설경기가 악화하면서 수주량 역시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며 "여기에 이미 수주한 정비사업도 최근 조합과 건설사간 갈등으로 시공권 교체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