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추미애 잠시 숨고르기…갈등 뇌관은 수두룩

입력 2020-06-2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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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뇌물사건’ 판단 주체ㆍ공수처 설치ㆍ검경 수사권 조정 등 갈등 남아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제6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을 쳐다보며 발언하고 있다. 2020.6.22 (연합뉴스)

‘한명숙 뇌물사건’ 강압수사 의혹 재수사를 두고 윤석열 검찰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지시를 받아들이면서 갈등이 봉합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두 수장 사이 미묘한 긴장관계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총장은 전날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과 대검찰청 감찰과가 고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의 동료 재소자 최모 씨가 낸 진정사건을 함께 조사하도록 지시했다.

법조계에서는 해당 진정사건이 징계 시효가 지나 감찰부 소관이 아닌 인권부 소관이라고 맞서왔던 윤 총장이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했다고 본다. 추 장관이 18일 사건 중요 참고인 조사를 서울중앙지검이 아닌 대검 감찰부에서 하라고 직접 지시한데 대해 투트랙 조사로 응한 것이다.

이로써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불법정치자금 수수 사건 재수사를 둘러싼 갈등은 일단락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대검 인권부가 컨트롤타워를 맡고 있어 앞으로 수사 결론이 다를 경우 판단 주체를 두고 논란이 일 수 있다. 또 다른 재소자 한모 씨가 제출한 감찰 및 수사 요청서도 변수다.

뿐만아니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갈등의 도화선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갈등이 심화될 때마다 윤 총장 거취 문제도 함께 수면위로 올라오고 있다.

조국 전 장관 사퇴 이후 ‘검찰개혁’ 과제를 물려받은 추 장관이 1월 임명된 직후 법무부와 검찰 간의 잡음은 끊이지 않아왔다. 추 장관은 상반기 인사에서 윤 총장의 측근인 검사장을 대상으로 좌천성 인사를 단행하고, 최강욱 당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기소를 두고도 ‘날치기 기소’라며 윤 총장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추 장관이 2월 11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검찰의 직접수사를 통제하기 위해 ‘기소-수사 분리’ 카드를 꺼내면서 긴장은 고조됐다. 윤 총장이 같은달 13일 부산지검 직원 간담회에서 "수사는 소추(기소)에 복무하는 개념“이라며 정면으로 반박하면서다. 추 장관이 ‘기소-수사 분리’를 토론하기 위해 소집한 검사장 회의가 코로나 사태로 연기되면서 갈등은 가라앉았다.

법조계 관계자는 “계속 윤 총장 주변에서 (사퇴) 군불을 떼고 있는데 항명, 장모 사건, 측근 검사장 검언유착 의혹 등 모두 정공법들은 아닌 것 같다”며 “윤 총장은 끝까지 버티며 조직을 보호하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이같은 양 수장의 갈등을 의식한듯 제6차 공정사회ㆍ반부패 정책 협의회를 주재하며 법무부와 검찰을 향해 “(인권수사와 관련해) 서로 협력하면서 과감한 개혁 방안을 마련하라”며 협력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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