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A급 회사채 발행이 이어지면서 시장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투자자들이 AAA급과 AA급 등의 우량채에 몰리면서 A급 회사채 수요예측이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3일 크레딧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22일~26일) 신용등급 A급 회사채 수요예측이 잇달아 진행돼 총 규모는 3000억 원어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A급 중에서는 OCI는 24일 가장 먼저 3년물로 800억 원을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SK그룹 계열사인 SK머티리얼즈(A+)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미뤄뒀던 회사채 발행을 25일 진행한다. 발행 규모는 1000억 원으로 3년물과 5년물로 구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날 한라홀딩스(A0)도 3년물과 5년물 700억 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에 나서며 29일에는 평택에너지서비스(A-)가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평택에너지서비스는 2년 만에 공모채 발행시장에 나서는 것으로 발행 규모는 500억 원이다.
A급 회사채 수요예측이 이번 주 잇달아 진행되지만, 흥행 여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지난주에도 수요예측을 진행한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렸기 때문이다. ‘사조참치’로 유명한 사조산업(A-)은 지난 18일 200억 원어치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단 한 건의 매수주문을 받지 못했다. 반면 SK건설(A-)은 16일 1000억 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해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한 수요예측에서 두 배에 가까운 매수주문을 받으며 투자수요 확보에 성공했다. 특히 그간 현대건설기계(A-), 한화건설(A-), GS건설(A0)이 연이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을 경험한 가운데 SK건설이 유일하게 미매각 우려를 씻었다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회사채 시장의 투심이 회복되긴 했으나, AA급과 A급의 등급 간 차별화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A급 회사채간의 흥행 여부도 실적과 업황에 따라 엇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A0 등급으로는 약 3년 만에 회사채를 발행하는 OCI의 경우 이번 수요예측에서 투자수요를 모을 수 있을지에 대한 시장의 의견은 엇갈린다. 올해 3월 국내 신용평가 3사는 주요사업인 폴리실리콘 사업 축소로 인한 사업경쟁력 약화됐다며 회사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한 단계 하향조정을 했다. 올해 1분기에도 929억 원에 이르는 영업손실을 냈다는 점에서 투심을 모으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반도체 공정소재 공급회사인 SK머티리얼즈 반도체 업황 호조에 힘입어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1분기 실적을 바탕으로 회사채 완판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AA급과 A급과의 차별화가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면서 “신용평가사 정기평정이 일단락되고 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기업실적 저하 우려가 지속되고 있어 A급 회사채의 고금리 투자 매력도에도 안전자산 선호에 따라 당분간 AA급과 A급 차별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