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를 위한 연기금의 역할’ 세미나 개최
“국민연금은 단순히 돈을 버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이 다음 레벨로 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2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를 위한 연기금의 역할’ 세미나에서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이같이 말했다. 이번 세미나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과 김병욱 의원, 이용우 의원, 홍성국 의원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존 리 대표는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를 위한 연기금의 역할을 주제로 △퇴직연금제도의 기금형 전환 △기업거버넌스, 책임투자에서의 공적연금의 적극적인 역할 △연기금의 국내주식 비중 증가 △연금저축펀드, IRP의 적극적 홍보 △금융교육 및 장기투자 세제혜택 등을 제안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이슈는 수익률이 아니라 국민연금이 한국을 보다 좋은 나라로 만드는 데 어떻게 투자하느냐”라면서 “국민연금을 통해 한국의 기업거버넌스가 좋아졌다는 얘기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국민연금의 국내투자를 강조하며 “기금이 어떻게 배분되느냐에 따라 국가 경쟁력이 갈린다. 해외주식보다는 국내 상장사와 다음 세대가 만드는 스타트업에도 투자하는 마스터플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패널 토론에서 원종현 국민연금 투자정책전문위원회 위원장은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필요성을 설명하며 존리 대표의 제안에 반론을 제기했다. 그는 “국민연금이 국내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국민의 돈을 모아서 국내 기업에 투자하고 그 성과가 골고루 뿌려질 수 있는 가장 좋은 매개체이기 때문”이라면서도 “주식시장의 변동성과 연금 고갈로 자산을 매각해야 하는 시점에 국내 주식시장에 미칠 여파, 연착륙을 고려해 해외투자의 필요성을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원 위원장은 적극적 주주권 행사에 앞서 기금운용자들이 기금을 투명하게 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인 바탕이 필요하다고도 언급했다.
임성윤 달튼인베스트먼트 선임연구원은 “국내시장이 재평가된다면 연기금 수익률이 제고되고, 국민연금 고갈 시기도 그만큼 늦춰질 수 있다”며 “국민연금은 한국 주식시장의 중요한 주주로서 의무공개매수제도, 자사주 자동소각 등의 제도 도입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제안했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국가 경제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수탁자책임원칙을 준수하는 주식 및 대체투자 확대를 제안했다. 최영권 우리자산운용 대표는 연기금의 책임투자가 한국 자본시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성일 CGGC 대표 겸 한국연금학회 퇴직연금분과장은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디폴트옵션제도(자동투자제도)의 우선 도입을 제안했다.
류영재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수십 년 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말이 한국 자본시장에 지긋지긋한 오명으로 남았다”며 “이제 극복할 때가 됐다. 법 개선, 정책 개선도 필요하지만 자본시장 키플레이어인 연기금 역할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축사에서 김병욱 의원은 국민의 노후 준비를 위한 연금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연금청 신설 법안에 관심을 표명했다. 이용우 의원은 “연기금이 주주로서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를 다하는 것이야말로 자본시장의 발전에 기초가 되는 것이다”라고 했다. 홍성국 의원은 ESG 투자를 촉진하는 일본 공적연금의 사례를 들며 국민연금이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