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행사, 동호회, 모임, 방문판매장, 사우나 등 밀폐된 공간 사람 접촉 최소화해야"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과 확산 방지를 위해 집안과 시설 곳곳을 소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독제로는 가정용 락스를 사용하고 분사하는 방식을 쓰면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천에 묻혀 표면을 닦아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침방울(비말)에 오염될 가능성이 있는 물체의 표면을 소독제를 사용해 소독하는 것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전파를 차단하는 데 중요하다"며 소독 방법을 소개했다.
정 본부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주로 침방울을 통해 전파되지만,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침방울이 묻은 물체를 손으로 만졌다면 이후 눈이나 코, 입을 통해서도 전파될 수 있다"며 "바이러스는 물체 표면에서 수일간 생존할 수 있다고 알려진 만큼, 사람들의 손이 많이 닿는 물체의 표면을 소독하는 것이 감염병 예방에 효과적이다"라고 설명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여러 가지 금속 중 구리에서는 최장 4시간, 골판지에서는 최장 24시간, 천이나 나무에선 1일간, 유리에선 2일간, 스테인리스 스틸과 플라스틱에선 4일간 살 수 있다고 보고됐다.
방대본은 소독제를 천이나 종이타월 등에 적신 뒤 시설 내 문손잡이, 난간, 문고리, 식탁 팔걸이, 조명 스위치 등 사람들의 손이 자주 닿는 물체의 표면을 반복적으로 닦아야 한다고 안내했다. 화장실의 경우에도 수도꼭지와 문고리, 변기 덮개, 욕조 등을 닦아내야 한다.
소독제로는 희석한 차아염소산나트륨(가정용 락스)이 알맞다고 설명했다. 물 1ℓ에 5%인 차아염소산나트륨 20㎖를 섞으면 된다. 또는 초록누리(ecolife.me.go.kr) 공지사항에서 환경부가 승인한 제품 중 적절한 소독제를 찾으면 된다.
소독한 뒤에는 깨끗한 물을 적신 천으로 다시 표면을 닦아내야 한다.
방역당국은 소독제를 분사·분무하는 방식은 권장하지 않았다. 분무·분사 방식을 쓰면 표면에 소독제가 닿는 범위가 분명하지 않아 소독 효과가 오히려 떨어지고 소독제를 흡입할 위험도 있다.
도로나 길가 등 공기 중에 소독제를 살포하는 것 역시 소독의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고, 건강 문제와 환경 문제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자제해야 한다고 방역당국은 지적했다.
환경부 측은 "살균·소독제는 세균, 바이러스 등을 제거하기 위한 성분(살생물)이 들어있으므로 인체 및 환경에 대한 독성이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염병에 의한 건강 위험이 더 크기 때문에 소독제를 사용하는 것이므로 주의해서 안전하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노약자는 유해물질에 취약하므로 어린이집, 학교, 노인정 등의 장소에서는 소독제 성분을 흡입하거나 만지지 않도록 공간 소독보다는 손이 닿는 물체표면과 바닥을 닦아 소독하고, 소독 후 잔여물을 닦아내고 환기를 충분히 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방대본은 소독할 때 일회용 라텍스 장갑이나 고무장갑 등 방수용 장갑과 보건용 마스크 등의 개인 보호구를 착용하고 소독 중에 눈과 코, 입을 만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소독을 마친 뒤에는 개인보호구를 벗은 뒤 비누와 물로 손을 씻고, 샤워한 뒤 옷을 갈아입어야 한다.
소독 뒤에는 소독제 냄새가 제거되도록 충분히 환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정부는 최근 종교시설의 각종 소모임이나 활동을 통해 코로나19가 전파되고 있다며, 관련 행사를 취소·연기해줄 것으로 요청했다.
정 본부장은 "내일부터 주말을 맞이해 각별한 주의를 당부드린다"며 "종교시설의 경우 밀집해 대화나 찬송, 식사를 함께해 침방울로 인한 전파가 우려되는 수련회, 소모임 등은 취소 또는 연기시켜주시고 비대면으로 전환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성가대 연습과 교회 MT에서 상당히 밀접한 접촉이 장시간 일어나 공동으로 노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예배 참석자 중에서의 발생상황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식사나 음주를 같이 하거나 체육활동 또는 성가대처럼 노래를 하는 상황들이 밀폐된 실내에서 이뤄질 경우 마스크를 벗어 위험도가 증가한다"며 "종교행사, 동호회, 모임, 방문판매장, 사우나, 찜질방 등 밀폐된 공간에서 사람간 접촉을 최소화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