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맹점주를 만났는데, 장사가 잘돼서 집도 사고 자식들 유학까지 보냈다고 자랑을 했어요. 3000만 원으로 창업한 분이죠. 어쩌면 소소한, 하지만 확실한 점주들의 ‘성공신화’를 들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현철호 네네치킨 회장은 29일 이투데이와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10년째 전국 가맹점에 물품을 손수 배송하며 점주들과 소통하고 있다.
그의 가장 큰 자랑은 점주들과 항상 소통을 지속해왔다는 것이다. 네네치킨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가맹점들이 힘들어지자, 150억 원 규모의 무이자 상생협력기금을 지원했다. 또 점주들에게 10만 장의 마스크도 무상 제공했다.
점주들의 ‘소소한 성공신화’는 그의 ‘성공신화’이기도 했다. 그는 1988년 대학교를 졸업하고 돼지농장에서 첫 직장 생활을 시작해, 다음해에 마니커에 입사했다. 이후 마니커가 매각되면서 직장을 그만두고 1995년 닭고기 가공업체를 차린 후 1999년 치킨 사업본부를 설립했다.
네네치킨은 지난해 기준으로 1114개 가맹점을 오픈했다. 네네치킨의 법인인 혜인식품은 매년 500억 원대의 매출과 100억 원대의 영업이익을 꾸준히 올렸다. 사실상 무차입 경영으로 재무건전성도 우수하며, 보유한 현금성자산만 968억 원에 달하는 알짜회사로 성장했다.
“우리 가맹점은 본 적이 별로 없죠? 배달을 주력으로 하는 저비용 창업이 대부분이라 그렇습니다. 보통 부부창업이 많아서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싼 곳에 점포를 열도록 하죠. 창업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우리 방식이죠.”
사업적 성공 포인트는 차별화된 ‘맛’과 ‘포장’, 그리고 이를 끝까지 관철한 현 회장의 ‘고집’이다. 일반 포장보다 5배 이상 단가가 비싼 ‘피자 박스’를 사용해 고객들에게 특별한 인상을 각인시켰다. 또 치즈가루를 뿌린 ‘스노윙치킨’을 개발해 소위 ‘대박’을 냈다.
특히 피자박스는 고객뿐만 아니라, 가맹점주에게도 특별한 인상을 줬다고 한다. 가맹점주들에게 어떤 점에서 차별화를 느꼈냐고 물어보면, 포장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는 설명이다.
“피자박스는 닭고기 회사에서 직원으로 일할 때도 건의했던 겁니다. 주변에도 많이 이야기 했죠. 그러나 단가 경쟁이 치열한 이 시장에서 ‘계륵’ 취급을 받았습니다. 좋아 보이기는 하는데, 선뜻하기는 힘든 그런 아이디어였죠.”
현재 그는 동생인 현광식 대표에게 회사 업무 전반을 맡긴 채, 신제품 개발과 점주 응대 등만 맡고 있다. 회사가 커지면서 ‘잘할 수 있는 사람에게 맡기자’는 신조로 관련 분야 전문가와 연구원 출신인 현 대표에게 조력을 받고 있다.
점주 소통과 신제품 개발을 여전히 맡는 것은 창업 초기부터 가맹점에 직접 배송을 하면서 이어온 ‘소통’과 네네치킨 본연의 경쟁력인 ‘맛’만은 양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현 회장은 시간이 남을 때면 여러 분야의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고 있다. 인터뷰 중간에서도 3차례에 걸쳐 자신이 생각한 아이템에 대해 설명했다. 대부분 치킨과 무관한 자전거 모자, 드론 부품 등이었다. 다만, 이를 네네치킨 신사업으로 추진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현재 네네치킨은 봉구스밥버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던 문제를 대부분 해소하고, 본격적으로 통합점포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