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꼭 필요한가요?” '거점오피스' 도입 기업 속속 등장

▲롯데쇼핑 거점오피스 (사진제공=롯데쇼핑)

코로나19 이후 기존 사무실의 개념이 달라지고 있다. 감염 예방을 위해 시작한 재택근무 제도로 기존 사무실이 아닌 공간에서도 동료들과 협력하며 일할 수 있다는 걸 경험한 기업들이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새로운 업무 환경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새로운 업무 환경이 새로운 사회적 기준(뉴노멀ㆍNew Normal)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SK텔레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기존 사무실이 아닌 집과 가까운 사무실로 출퇴근하는 ‘거점 오피스’ 제도를 도입해 업계의 주목을 받은 데 이어 롯데쇼핑 HQ(헤드쿼터)도 7월 1일부터 거점 오피스를 도입한다고 30일 밝혔다.

롯데쇼핑 측 관계자는 “유통업은 본사와 매장, 즉 현장에서의 소통이 중요한데 거점 오피스는 현장과 본사의 물리적 거리를 줄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하고, 여러 사업부 직원들이 거점 오피스에서 자유롭게 만나 함께 근무하며 소통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기획전략본부, 지원본부, 재무총괄본부 등 롯데쇼핑 각 사업부에 포진해 있던 스텝 인력을 한데 모은 조직인 롯데쇼핑HQ는 수도원 일대 5곳에 ‘스마트 오피스’를 마련했다. 롯데백화점 노원점∙일산점∙인천터미널점∙평촌점과 빅마켓 영등포점(인재개발원)까지 총 5개 거점에 225석을 준비했다. 사용 대상은 롯데쇼핑HQ와 롯데백화점∙마트∙슈퍼∙롭스∙e커머스 각 사업부 본사 직원 3000여 명이다. 지점별로 일부 좌석에는 노트북을 비치해 이용 직원의 편의를 도모했다.

거점 오피스는 기존 사무실이 아닌 집 근처 가까운 근무 공간으로 출퇴근해 이동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점과 현장근무 중 본사까지 돌아갈 필요 없이 인근 사무실에 들러 빠르게 나머지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롯데쇼핑HQ는 백화점∙마트∙슈퍼∙롭스∙e커머스 각 사업부간 업무 시너지를 도모하고 본사와 현장 간 원활한 소통을 위해 스마트 오피스를 지속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판교에 '스마트 워크 스테이션' 오픈 (사진제공=쿠팡)

쿠팡 역시 개발자 직원을 대상으로 26일 거점 오피스를 신설했다. 쿠팡은 기존 잠실 사무실 외에 판교 테크노밸리 중심가에 개발자들을 위한 ‘쿠팡 스마트 워크 스테이션’을 오픈했다.

쿠팡 스마트 워크 스테이션은 최대 100명이 동시에 업무를 볼 수 있는 규모로 업무 효율을 위해 오픈형 구조로 설계됐다. 신규 오피스에는 전 좌석 높이 조절이 가능한 모션 데스크와 최신형 모니터, 화상 회의가 가능한 회의실을 비롯해 개발자들의 일과 휴식을 위한 공간이 마련됐다.

쿠팡 측은 “개발자들이 고객을 위한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개인 스케줄에 따라 잠실이나 판교 중 원하는 오피스를 자유롭게 선택해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언택트(비대면) 문화 확산에 따른 재택근무, 거점 오피스 등 새로운 업무 환경이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선 업무 평가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안승호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는 “사무실에 나와서 일하는 것이 생산적일까, 그래야만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출퇴근 시간을 줄이고 재택근무 하면 그게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이런 고민들은 해외에서 이미 익숙한데 우리는 이제 시작이다”라며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강조하면서 나타난 재택근무, 거점 오피스 사례를 생산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야 이런 문화가 정착될 수 있다. 근무 시간이 아닌 근무 성과를 체계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언제 어디서 일하든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고 이를 제대로 측정할 수 있어야 새로운 업무 환경이 뉴노멀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