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항공편, 코로나 이후 30% 감소…재확산 우려에 여행제한 완화 제동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최악의 실적을 찍은 정유업계가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낙관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것이 중론이다. 코로나 재확산 우려 등으로 석유제품 수요가 예상보다 더디게 회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에너지 분야 정보분석업체 'S&P 글로벌 플래츠(Global Platts)'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항공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보다 30% 가까이 줄어들었다. 비상업적 항공편은 정상화돼가고 있지만, 상업적인 항공편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절반 넘게 줄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감염 재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호주, 대만,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권 국가들을 중심으로 여행 제한 완화 움직임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특히 모든 외국 국적자에 대한 입국과 수송을 거부하고 있는 호주의 경우 내년까지 이런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사이먼 버밍엄 호주 관광부 장관은 "보건적 위기로 올해 국제 여행을 허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콴타스 항공은 호주와 뉴질랜드 간 항공편을 제외한 모든 예정 국제선 운항을 10월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매년 성지순례 기간(하지)에 수천 명의 순례객을 제한하겠다고 공표한 상황이다. 통상 하지 기간 이동하는 인구는 약 200만 명 가까이 된다. 글로벌 플랫츠는 올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제트연료 수요가 40%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제트유(항공유) 마진이 3개월여 만에 '플러스'로 전환되는 등 정유업황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만, 글로벌 수요 부진이 이어지면서 경영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가격평가기관 '아거스 미디어(Argus Media)'에 따르면 최근 한국의 항공유 마진은 배럴 당 0.1달러로 3월 4일 마이너스로 내려간 지 3개월여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정유업계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도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6월 셋째 주 평균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배럴 당 0.1달러로 집계됐다. 올해 3월 셋째 주 -1.9달러 이후 14주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정유업체들이 1분기 '죽음의 계곡'을 지나 차츰 실적을 회복하는 모양새긴 하지만, 업계에서는 수요 개선 없이 경영 정상화는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 공급량 조절 등으로 마진을 개선할 순 있지만 사업이 정상적으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수요 회복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