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펙트⑤]
코로나19 국면에서 화상회의 분야는 춘추전국 시대를 맞았다. 일약 스타덤에 오른 스타트업 줌(Zoom)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MS)의 팀즈(Teams), 아마존 차임(Chime), 구글 미트(Meet), 행아웃(Hangouts), 블루진스(BlueJeans), 시스코 웹엑스(Webex) 등이 있다. 관련 기술도 진화를 거듭했다.
코로나19의 최대 수혜주로는 미국 화상회의 플랫폼 기업 줌비디오커뮤니케이션즈(이하 줌)가 꼽힌다.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화상회의 수요가 늘면서 줌 가입자가 폭증했다. ‘주머’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켰다. 4월 21일 기준으로 줌 화상회의 앱 사용자는 3억 명을 넘어섰다. 4월 1일 2억 명에서 불과 20일 만에 1억 명이 늘었다. 코로나19 전까지만 해도 줌 가입자 수는 1000만 명 정도에 불과했다.
줌은 플랫폼 이용이 급증하면서 놀라운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줌의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9% 급증한 3억2820만 달러(약 3996억 원)를 기록했다. 1분기 10인 이상 규모의 기업 고객은 약 26만5400개사로, 전년 동기 대비 354%나 폭증했다. 지난 12개월간 10만 달러 이상 매출에 기여한 고객사도 769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90%나 늘었다.
MS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산하면서 화상회의의 업무 효율성과 비용 절감 효과가 재평가를 받게 됐다”며 “화상회의가 단순히 영상통화가 아니라 다수의 직원이 참여해 실시간으로 공동 작업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생산성을 끌어 올릴 수 있다는 점이 주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글도 화상회의 솔루션 ‘구글 미트’를 통해 화상회의의 혁신을 이끌었다. 미트는 잡음을 제거하는 혁신적인 기술 ‘노이즈 캔슬레이션(Noise Cancelation)’을 공개했다. 예를 들어 ‘개 짖는 소리’가 들릴 때 그 소리만 잡아서 쏙 빼주는 기술이다. 현재 노이즈 캔슬레이션 기능은 웹 버전에서만 사용할 수 있지만, 앞으로 애플 iOS나 구글 안드로이드 등 모바일 운영체제(OS)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구글 미트는 최대 4명의 참여자만 보여줬던 타일 모양의 레이아웃도 최대 16명으로 확대했다. 구글에 따르면 매일 약 300만 명이던 구글 미트 신규 사용자는 4월 기준 일일 약 1억 명으로 폭증했다.
화상회의 분야에서 가장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히는 시스코는 시스코웹엑스를 통해 음성·영상 인프라와 단말기, 애플리케이션 등 협업에 필요한 모든 솔루션을 제공한다. 기업의 현재 업무 환경과 요구 조건에 맞춰 원하는 협업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을 제공하면서도 동일한 사용자 경험을 보장하는 것이 시스코웹엑스의 특징이다.
페이스북은 지난달 화상회의가 가능한 ‘메신저 룸스’에서 사용자가 증강현실(AR) 필터를 사용하고 실시간으로 배경화면을 바꿀 수 있게 했다. 페이스북은 또 참여자들이 회의공간을 비공개로 유지하고, 원하지 않는 참여자를 차단할 수 있도록 보안에 신경을 썼다.
기술 발전으로 화상회의에 필요한 자원이 간소화하면서 기업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최대 1000명까지 참여할 수 있는 대규모 회의 지원도 가능해져 온라인 콘퍼런스 등 활용 범위도 확대될 수 있다.
인력 개발 컨설턴트 에밀리 드래이콧 존스는 “코로나 사태로 경영인들의 사고방식이 바뀌고 있다”면서 “꼭 사무실에 있어야만 생산성이 향상된다는 기존 사고방식을 버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물리적으로 함께 일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했지만 화상회의 등 기술발전으로 과제 극복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개선점은 남아 있다. 해킹 등 보안 문제는 여전히 불안하다. 일부 정부와 기업은 줌이 보안에 취약하다는 이유로 사용을 금지하기도 했다.
모든 분야의 생산성이 증가하는 것도 아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회사의 일부 부서에서 생산성이 저하된 것은 물론이고 내년도 제품을 위한 브레인스토밍을 시작하는데 원격근무가 얼마나 효과를 낼지 확신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