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적 수요 증가”…저금리 기조·코로나19 재유행 조짐 등 영향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되는 8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1.1%(19.30달러) 상승한 온스당 1800.50달러를 기록했다. 뉴욕의 금 선물 시세는 최근 3거래일 연속으로 상승세를 탔다. 이날 금 선물은 한때 온스당 1804달러까지 치솟으면서, 2011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분기 기준으로도 약 4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나타냈다.
시카고에 본사를 둔 브로커 자너 그룹의 피터 토마스 수석 부사장은 “금 수요가 폭발적인 증가를 보이고 있다”며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 인플레이션 전망, 그리고 올해 들어 금값이 거의 20%가량 올랐다는 사실이 추가적인 가격 상승으로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코로나19 환자가 1000만 명을 돌파한 데다 그 숫자가 계속해서 증가함에 따라 투자자들은 추가적인 경제적 여파에 대항하기 위해 금을 사들이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새로운 핫스팟(집중 발병지역)이 등장하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는 “국가별 단합과 국제적 연대가 부족한 데다 세계가 분열돼 바이러스 확산을 부추기는 상황에서는 최악이 아직 오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고조 등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 또한 금값의 상승세를 지탱하는 요소다. 특히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강행하면서 양측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강력한 반대에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회의를 열고 홍콩보안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미국은 법안 통과에 앞서 이에 대한 대응 조치로 홍콩에 부여했던 특별지위를 28년 만에 박탈했다. 이날도 미국은 중국의 홍콩보안법 시행과 관련해 강력한 대응 조치를 공언하면서, 압박 수위를 높여 나갔다. 중국 역시 “홍콩보안법 추진에 대한 미국의 방해 시도는 결코 실현될 수 없다”며 “미국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중국은 필요한 반격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맞불을 놓고 있어 미·중 관계는 더욱 악화할 전망이다.
은행들 또한 추가적인 금값 상승을 전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금값이 앞으로 12개월 안에 온스당 2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