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중국 대학 및 중국질병통제예방센터(CCDCP) 소속 과학자들은 이날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한 논문에서 2016년부터 중국 전역에서 감염이 확산하고 있는 돼지독감 바이러스 변종이 사람에게도 감염된다고 밝혔다. ‘G4’ 명명된 이 바이러스는 2009년 대유행을 초래한 신종 인플루엔자(H1N1) 돼지독감과 유사한 유전자 구조를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또 G4는 팬데믹 바이러스에 필수적인 특징들을 모두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중국 10개 지방에서 도축장과 동물병원의 돼지들로부터 3만 건의 검체를 채취했다. 여기서 179개의 돼지독감 바이러스를 확인했다. 그 결과 일부 바이러스는 1년 정도 존재하다가 위험하지 않은 수준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G4의 경우 매년 나타났고 2016년 이후 돼지들 사이에 급격히 퍼졌다.
연구진은 추가 실험을 통해 G4가 사람에 감염될 수 있고 기도 세포 내부에서 빠르게 자가 복제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 바이러스가 변이 과정을 거치면서 사람 간 전염이 수월해지면 팬데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논문에 따르면 G4는 이미 중국에서 사람에 감염됐다. 돼지 사육이 많은 허베이와 산동성에 있는 돼지 농장에서 2016~2018년 일한 근로자 338명 가운데 10% 이상이 G4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돼지들 사이에서 해당 바이러스가 증가하고 있으며 주의 깊게 관찰하지 않을 경우 인간에게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직 G4의 사람 간 전염 증거는 없지만, 돼지 사육 관련 직종에서 일하는 이들에 대한 추적 관찰이 시급하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반면 지나친 공포를 느낄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컬럼비아대학의 바이러스 학자 앤젤라 라스무센은 트위터를 통해 “팬데믹 가능성을 가진 인플루엔자 계통은 제한적”이라면서 “기본적인 팬데믹 기준을 충족하기는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같은 사태를 초래할지 아직 분명치 않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른 신종 팬데믹 유행 가능성이 고개를 들면서 긴장을 놓을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