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민주노총 강경파 몽니에 무산된 노사정 대타협…해체 되나

입력 2020-07-01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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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안 폐기 없인 민주노총 참여 불가...정부 "합의안 수정 안돼"

▲노사정 합의를 반대하는 민주노총 비정규직 조합원 등 반대 조직들이 1일 오후 2020년 제11차 중앙집행위원회(중집) 회의가 열린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 입구를 막아서고 있다. 이날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중집을 소집해 노사정 합의 참여를 위한 마지막 의견 수렴에 나섰으나 반대 조직에 의해 노사정 합의는 무산됐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민주노총이 1일 예정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대표자회의 합의문 협약식에 불참하면서 22년 만의 노사정 대타협이 끝내 불발됐다.

무엇보다도 이날 협약식 참여 의지가 있었던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의 불참을 이끈 민주노총 일부 강경파가 그간 노사정 주체들의 거듭된 회의를 통해 도출된 합의안 폐기를 주장함에 따라 노사정 대표자회의가 결실을 못 내고 해체될 가능성이 커졌다. 민주노총 일부 강경파가 합의안을 수용하지 않고서는 김 위원장이 협약식에 참여하는 건 불가능한 데다가 정부 또한 도출된 합의안 수정은 없다고 못 박고 있기 때문이다. 합의안에는 노사 양측이 각각 강조한 해고금지와 임금조정을 빼고 △근로자 고용보장 최대한 노력 △사업별로 임금 협상 진행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 연장 등이 담겼다.

1일 노동계와 정부에 따르면 국무총리실은 이날 오전 긴급 공지를 통해 “오늘 예정된 노사정 협약식이 민주노총의 불참 결정으로 취소됐다”고 밝혔다. 협약식을 불과 15분 앞둔 시점이었다.

협약식에는 노사정 대표 주체인 정세균 국무총리를 비롯해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손경식 경총 회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김용기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민주노총의 불참은 민주노총 일부 강경파가 김 위원장 참석을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협약식에 앞서 중앙집행위원회(중집)를 소집해 노사정 합의 참여를 위한 마지막 의견 수렴에 나서지만 일부 강경파의 반대에 막혀 추인을 얻지 못했다.

지난달 29~30일 열린 중집에서 일부 강경파는 해고금지, 고용보장 명시, 상병수당 도입, 임금 양보론 차단 등이 빠진 노사정 합의안 폐기를 강력히 요구하는 등 반발이 거세지자 김 위원장이 회의를 중단했었다. 당시 김 위원장은 “합의안이 부족하고 미흡한 부분도 있지만 나름의 의미가 있다. 이른 시일 내에 거취를 포함해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혀 노사정 협약식 참여 의지를 시사했다.

그러나 이날 다시 소집된 중집에서 일부 강경파가 거세게 반발하면서 결국 김 위원장의 협약식 참석이 수포로 돌아갔다.

민주노총의 불참 소식이 전해지자 이번 대화를 주도해온 정부는 안타까운 입장이다. 이날 외환위기 때인 1998년 노사정위원회 합의 이후 22년 만에 민주노총까지 포함한 노사정 주체들의 대타협이 성사될 것이란 기대에 부풀어 있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노사정 대화를 이어 간다는 방침이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협약식 무산 직후 “앞으로 사회적 대화를 어떻게 할 것인지는 노사정 간에 좀 더 지혜를 모으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사정 대화가 재개된다고 해도 최종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민주노총 일부 강경파가 합의안 폐기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이들의 목소리를 무시한 채 최종 합의에 나서기엔 무리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정부는 현재 도출된 합의안을 수정하는 일은 없다고 못 박고 있다. 해고 금지 등 경영계가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을 합의안에 담을 순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지난달 20일 발족한 노사정 대표자회의가 결실 없이 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노사정 대화를 먼저 제안한 민주노총 없이는 대타협 성사가 불가능한 만큼 양대 노총 중 한국노총만 참여하는 노사정 대화 기구인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새판 짜기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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