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재판에서 검찰이 '정치적 의도'로 수사에 착수한 것이 아니라며 적극 해명에 나섰다.
검찰은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김미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 전 장관의 '유재수 감찰 무마' 사건 속행 공판에서 "재판장이나 피고인에게 수사 경위 등을 알려주고 싶다"며 "딱 봤을 때 제대로 해결 못 하면 훗날 큰 뒤탈이 날 사건이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의 수사를 맡은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 이정섭 부장검사는 "지난해 8월 발령을 받고 (동부지검)으로 가니 유재수 뇌물수수 의혹 사건과 감찰 무마 의혹 사건이 남아 있더라"며 "당시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 수사에 올인하던 상황이라 이 사건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 부장검사는 "이인걸 전 특감반장에게 '이 상태로 정리되면 국민이 받아들일 수 없다'며 설득하고 또 설득했다"며 "그 과정에서 특정인을 처벌하고자 하는 마음은 전혀 없었고, 실체에 다가가지 못하면 국민이 납득하지 못하고 나 자신도 수사 전문가로서 부끄럽다는 생각이었다"고 해명했다.
지난 공판에서 재판부가 "이 사건은 검찰개혁을 시도한 피고인에 대한 검찰의 반격이라고 보는 일부 시각이 존재한다"고 언급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는 법정 신문 전 증인이 검찰에서 진술 조서를 확인하는 관행이 적절한지 따지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다.
이날 조 전 장관은 법정에 출석하며 "검찰의 권한 남용을 통제하고 시민의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은 법원"이라며 "검찰은 기소권과 영장 청구권을 독점할 뿐 아니라 자체 수사권을 보유해 누구를 언제 무슨 혐의로 수사할지, 어떤 죄목으로 기소할지 재량으로 결정한다"고 비판했다.
이 부장검사는 "이 사건의 수사 배경과 경과를 수사팀의 말을 믿고 한번 살펴봐 달라"며 "저희가 목적을 가지고 실체를 좌우할 능력은 없다"고 호소했다.
조 전 장관의 변호인은 "이 사건에 대해 검찰 전체의 의사결정이 있었으리라 보고, 당연히 조 전 장관의 지위와 사회적 맥락이 반영됐을 것"이라며 "정치적 맥락이 반영됐으리라고 의심할 여러 단서를 저희도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오이밭에서 신발을 고쳐 신지 말고 오얏나무 아래에서 관을 고쳐 쓰지 말라)'이라는 말처럼 지난 공판에서 말한 것은 조심스럽고 삼가는 마음으로 공정한 재판을 하는 데 마음을 모으자는 취지"라고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