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도 나서고 있지만 양사 문제 해결될 지 여전히 미지수
이스타항공의 임시 주주총회가 또다시 무산됐다. 인수 당사자인 제주항공이 신규 이사 후보자 명단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임시 주총이 계속 파행을 이루면서 일각에서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합병을 사실상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6일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었지만, 어떤 안건도 상정하지 못한 채 10분 만에 폐회를 선언했다. 임시주총 무산은 지난달 26일 이후 두 번째이다.
이스타항공은 이날 신규 이사 3명 선임, 신규 감사 1명 선임 안건 등을 상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제주항공이 후보 명단을 주지 않으면서, 이스타항공은 23일 다시 임시 주총을 개최하기로 했다.
주총이 계속 연기되자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합병을 접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제주항공은 1일 이스타항공 지주사인 이스타홀딩스에 "10일 이내에 선결 조건을 모두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이 열흘 내에 이스타항공에 해결하라고 한 금액은 800억~1000억 원이다.
여기에는 양사가 논쟁을 벌이고 있는 이스타항공 직원들의 체불임금 외에도 조업료 등 각종 미지급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잠식에 빠진 이스타항공이 10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구하기에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스타항공은 2일 제주항공에 공문을 보내면서, 지난달 29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분 헌납에 대해 다시 한번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이 의원 일가로부터 헌납받는 이스타홀딩스의 이스타항공 지분 38.6%(410억 원)에서 세금 등을 제외하면 제주항공이 최대 200억 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타항공의 공문에도 제주항공 입장은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합병 무산 가능성이 커지자 정부도 뒤늦게 나서고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3일 채형석 애경그룹 부회장과 이스타항공의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차례로 만나 인수합병 성사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여행수요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주항공이 입장을 선회할지 여전히 미지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