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붙은 ‘앙숙’ 중국과 인도…그럼에도 헤어질 수 없는 이유 3가지

입력 2020-07-07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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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투자·기술 의존도 높아…인도 정부, 자립 위해 노력 중

▲인도 뉴델리에서 3일(현지시간) 시민들이 중국산 수입품 반대를 주장하는 문구를 들고 시위하고 있다. 뉴델리/AP뉴시스
해묵은 앙숙인 인도와 중국의 기 싸움이 심상치 않다. 그러나 인도는 중국과의 연결고리를 즉시 끊어낼 수 없는 3가지 이유가 있다고 6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이 분석했다.

지난달 중순 히말라야 국경 부근 라디크 지역에서 중국군과 인도군 600여 명이 충돌해 인도군 20명이 사망한 이후 인도 내에는 반중국 정서가 가득하다. 2일 중국과 인도 정부가 국경 최전방 부대를 철수시키기로 합의하며 군사 충돌의 긴장감은 덜었지만 바로 다음 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직접 국경 지역을 방문하는 등 여전히 앙금은 남아있는 상황이다. 인도는 중국산 앱 59개의 사용을 금지하고, 중국은 인도 경제가 20년 전으로 후퇴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경제 줄다리기도 치열하다.

인도가 중국과 연결을 끊어내기엔 대(對)중국 무역 의존도가 높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2번째로 큰 인도의 무역 대상국이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인도의 대중 수입액은 650억 달러(약 77조3825억 원)였다. 인도는 중국으로부터 전자부품과 화학제품, 의약품 등의 중간재와 완성품을 주로 수입한다. 쿠날 쿤두 소시에테제네랄 이코노미스트는 “인도가 수입하는 물품 대부분은 인도 내에서 생산할 수 있다”면서도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것은 정책 변화와 함께 장기적인 관점에서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이 인도 스타트업에 쏟아붓고 있는 투자금도 만만치 않다. 최근 몇 년간 인도 기업에 대한 중국의 투자는 꾸준히 증가해왔다. 글로벌 인수합병(M&A) 분석 정보업체 머저마켓에 따르면 2015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중국 기업이 인도 기업에 투자한 사례는 총 42건으로, 투자 규모는 87억 달러에 달했다. 각 투자 가치는 한 건 당 500만 달러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 투자도 활발하다. 3월 기준 인도의 유니콘 30곳 중 18개사가 중국 기업의 투자금을 받았다. 유니콘은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을 뜻한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의 80%를 중국 기업이 차지하는 등 높은 기술 의존도 역시 인도의 발목을 잡는 요소다. 중국 샤오미는 올해 1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의 30%를 차지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한 애널리스트는 “인도 내에는 중국산 스마트폰의 대체재가 거의 없다”며 “인도산 스마트폰이 성장하려면 엄청난 투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당장은 힘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중국 의존에서 벗어나려는 인도의 노력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인도 정부는 국경 충돌이 있기 전인 3월 23일부터 중국인의 직접투자에 대해 사전 정부 허가를 의무화하는 등 과도한 중국 자본 유입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자통신 분야에서 중국 기업을 배제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인도 정부는 지난달 말 장관 회의를 열고 5G 출시 계획에서 중국 양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테크놀로지와 ZTE의 참여를 허락해도 되는지 검토했다고 밝혔다.

인도 내에서 중국산 앱 사용이 금지되자 소셜미디어 틱톡을 운영하는 중국 IT기업 바이트댄스는 최대 60억 달러의 손실이 예상되는 등 보복 조치가 시행되고 있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인도의 경제 자립 움직임이 단기적으로도 중국에 큰 비용을 치르게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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