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보드' 쥔 공익위원 조율 불가피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을 놓고 노동계와 경영계가 한 치의 양보 없이 팽팽하게 맞섰다.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각각 1만 원(올해 대비 16.4%↑)과 8410원(2.1%↓)을 제시한 노사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최저임금 최종 심의 때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최저임금위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5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심의를 이어갔다.
앞서 이달1일 열린 4차 전원회의에서 근로자위원은 내년 최저임금으로 올해보다 16.4% 오른 시간 당 1만원을 제시한 반면 사용자위원들은 2.1% 감액된 8410원을 제시했다.
이에 공익위원들은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들이 각각 제출한 제시 근거를 검토한 뒤 노사에 7일까지 수정안 제출을 요청했다. 최저임금 심의는 노사가 제출한 수정안을 바탕으로 격차를 좁혀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날 회의 시작에 앞서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은 또 다시 신경전을 벌였다.
윤택근 근로자위원(민주노총 부위원장)은 “4차 전원회의에서 노사가 제출한 요구안에 대한 검토 의견이나 심도 깊은 논의 한번 없이 위원장은 노사 수정안을 내서 서로 양보할 것을 얘기한다”며 “최저임금 1만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과 약속한 것으로 지금이라도 정부가 책임감 있게 나서서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류기정 사용자위원(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사용자위원이 최저임금 인하안을 제출한 건 정말 절박한 심정이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일감 자체가 없어 근근히 버티는 기업 여건을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공익위원이 전문 식견과 판단을 가지고 안을 제출해서 논의를 진행해달라”고 제안했다. 양측의 입장 차가 큰 만큼 공익위원이 제시한 최저임금 수준을 기준으로 심의를 하자는 것이다. 이번에도 공익위원들의 조율이 불가피하게 된 셈이다.
이처럼 노사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최종 심의 때까지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저임금의 최종 고시 기한이 내달 5일인 점을 고려하면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는 늦어도 이달 중순에는 마무리해야 한다. 박준식 위원장은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기한을 13일로 제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