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훈풍 영향으로 중국과 인도 등 해외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고수익을 추구하는 투기성 상품인 만큼 투자 주의가 요구된다.
8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최근 1개월 간 해외주식형 공모 펀드 수익률은 7.24%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 공모 펀드(-0.71%)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15.29%로 가장 높았고 이어 인도(8.01%), 미국(3.83%), 유럽(2.40%) 등이 뒤를 이었다. 경제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국가를 중심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에 글로벌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 중국 상해지수와 인도 센섹스지수는 각각 전월 대비 13.87%, 6.70% 급등했다. 홍콩과 대만도 4.84%, 4.16% 상승하는 등 대부분 국가들이 팬데믹으로 인한 낙폭을 회복했다.
이승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세계 증시를 불편하게 했던 강달러와 무역전쟁 등에 대한 우려는 이달을 기점으로 완화될 전망”이라며 “한국과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 관심은 점차 펜더멘탈로 옮겨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투자자들은 지수의 추가 상승에 베팅하는 레버리지 상품에 대거 몰리고 있다. 실제 해외주식형 공모펀드 수익률 상위 종목은 △미래에셋TIGER차이나A레버리지증권ETF(36.92%) △한국투자KINDEX중국본토레버리지CSI300증권ETF(36.79%) △미래에셋차이나A레버리지1.5(26.77%) △삼성중국본토레버리지[자]1(26.58%) △KB중국본토A주레버리지[자](26.08%) 등 대부분 레버리지가 차지했다.
문제는 레버리지가 성장 가치나 펜더멘탈에 기반을 둔 것이 아닌 단기 상승과 하락에 베팅한다는 점에서 투기성 성격을 가진다는 점이다. 레버리지는 지수 등 기초자산이 오르면 상승률의 두 배 수익이 나지만 반대로 하락할 경우 두 배 손실이 나는 상품이다. 최근 국제유가 급락으로 레버리지 투자자들이 대규모 손실을 입으면서 투자주의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최황 한국펀드평가 연구원은 “레버리지 펀드는 수익률이 지수나 주가 변동률의 2배가 되기 때문에 시장이 예측했던 방향과 다르게 움직일 경우 손실도 2배가 되는 고위험 상품”이라며 “복리효과 영향으로 변동성이 큰 장에서는 1배수 추종 상품에 비해 손실 가능성이 높아 장기보단 단기 투자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반면 러시아와 일본 지수는 전월 대비 -3.17%, -3.05% 하락했다. 같은 기간 펀드 수익률도 -2.83%, -2.18%로 나타나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이스트스프링다이나믹재팬[자](H(-7.10%) △한국투자KINDEX일본레버리지증권ETF(-4.88%) △피델리티재팬[자](-4.26%) △한국투자KINDEX러시아MSCI증권ETF(-4.34%) 등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해외증시의 추가 상승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경우 코로나19에 이어 신종 돼지독감 바이러스, 흑사병 등 또 다른 감염병 속출로 경제 정상화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며 “홍콩을 둘러싼 미국과의 갈등,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경제지표 부진 등 변수가 있어 투자 시점은 9월이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