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흥행으로 비상장 주식시장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전 상장을 앞둔 대어급 종목들을 중심으로 거래량이 급증하는 등 투자자들이 지분 선점에 나서는 모습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장외주식 거래 사이트 38커뮤니케이션에서 카카오게임즈가 전 거래일 대비 2.04%(1000원) 오른 5만1000원에 기준가를 형성했다. 이는 일주일 전(3만5750원) 대비 42.65% 급등한 수치다. 에이프로와 피플바이오도 각각 20.00%, 1.33% 상승하는 등 수요가 몰렸다. 해당 종목들은 모두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다.
최근 코스피시장에 상장한 SK바이오팜은 ‘따상’(상장일 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2배로 형성, 이후 상한가 기록)에 이어 3거래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주가는 20만5500원으로 공모가(4만9000원)를 4배 이상 웃돌고 있다. 상장 이후 6거래일간 거래대금은 5조7166억 원으로 같은 기간 삼성전자(6조695억 원)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공모주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상장을 앞둔 기업들도 수요예측에서 잇따라 흥행을 터트리고 있다. 신도기연과 위더스제약의 일반청약 증거금 경쟁률은 각각 9951대 1, 1082대 1을 기록했다.
SK증권 이소중 연구원은 “SK바이오팜 상장으로 공모시장의 청약 경쟁률이 상승하고 유동성 장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유동성이 풍부한 올해 하반기에 상장하는 편이 유리하기 때문에 공모절차 돌입 시점을 앞당기는 기업들이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코로나19 여파로 바이오 비상장사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장외시장 K-OTC에서는 이날 종가 기준 비보존이 하루 간 13억3386만 원이 거래됐다. 이외에도 아리바이오(10억9180만 원), 오상헬스케어(3억6305만 원), 메디포럼(1억4906만 원), 와이디생명과학(1억622만 원) 등 제약바이오 종목이 거래대금 기준 상위권 대다수를 차지했다.
증권가는 공모주 흥행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7월 SK바이오팜 상장을 시작으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교촌에프엔비 등 대어급 종목들이 하반기 상장을 앞두고 있다. 모두 최근 예비심사 청구서 제출을 마쳤다.
유진투자증권 박종선 연구원은 “하반기 IPO 시장에 대어급 기업들이 쏟아지면서 공모 시장 규모는 5조~6조 원을 기록할 것”이라며 “과거 최고치(2016년 하반기 5.3조 원)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어 “비대면 상황 속에서도 신규 상장 기업 수가 증가하고 있고, 비대면을 극복하는 다양한 방법이 늘고 있어 전망을 크게 어긋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