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B2C 서비스 강화…“2030 고객 확대할 것”
20·30세대를 주축으로 한 투자 열풍이 거세다. 개인들의 주식 투자 열풍을 일컫는 ‘동학개미운동’이 상반기 증시의 대표적인 키워드로 꼽힐 정도다. 너도나도 효율적인 자산관리에 열을 올리는 시대에 ‘로보어드바이저’가 주목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것이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Robot)과 어드바이저(Adviser)를 합쳐 만든 신조어로 AI에 기반한 자산관리법을 뜻한다.
‘파운트’는 국내 1위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다. 우리은행, 흥국생명 등 19개 금융기관에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19곳에서 파운트의 솔루션을 이용으로 관리되는 자산은 1조5000억 원을 넘어섰다. 10월에는 B2C 분야를 확대해 비대면 투자일임 서비스를 론칭할 예정이다.
김영빈(37) 파운트 대표는 ‘금융계의 아마존’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유통 마진을 최소화해 성공한 아마존처럼 금융 거래 수수료를 최소화해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 업체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파운트만이 갖는 경쟁력으로 ‘리스크 관리에 집중한다’는 점을 꼽았다. 즉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데 힘쓴다는 뜻이다.
그는 “B2C에 선뜻 진출하지 못했던 이유도 기관들은 이것이 얼마나 뛰어난 기술인지 인정하는 반면 개인들은 이보다 더 자극적인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의 마케팅에 현혹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3년 이상 파운트로 장기 투자한다고 가정했을 때 고객이 손실을 볼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고 단언했다. 그는 “30년 장기 투자 시 7% 이상 수익이 난다고 99.99% 약속한다”며 “5년 정도 투자를 가정한다면 연 4~8% 수익을 손에 쥐어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작년 기준으로 파운트가 관리한 자산의 99.6%는 플러스 수익을 냈다.
2015년 8월 창업에 뛰어든 김 대표는 당시 금융계에서 비대면 규제가 풀릴 거라는 뉴스에 귀가 열렸다고 한다. 이전까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몸담았던 그의 도전정신을 자극하는 뉴스였다. 그는 “한국의 사회의 장 큰 문제가 노후 대비”라며 “장기 투자, 자산 관리의 부재가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했고, 이 문제를 평생을 걸고 풀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인생을 걸고 도전한 창업에서 그는 힘들지만, 보람도 크게 느끼고 있다. 특히 자사 직원들이 월급의 상당 부분을 파운트 서비스를 이용해 관리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
김 대표는 “‘모든 사람의 경제적 자유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자’가 미션”이라며 “우리가 하는 사업에 대해 우리 직원부터 신뢰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 보람있다”고 설명했다.
파운트는 올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B2C 서비스를 강화할 방침이다. 소액의 돈도 불릴 수 있도록 투자일임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 2030세대의 개인 고객을 넓혀가는 것은 김 대표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점이기도 하다.
그는 “금융권에서 소액으로 투자하려는 2030 고객은 과거에는 불량 고객으로 분류됐다”며 “100만 원짜리 펀드를 들려는 사람이 늘어나면 창구 직원만 힘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는 소액이지만, 계좌 수 늘고 사람 수가 늘어나는 게 보람”이라며 “대안이 많은 고액 자산가들보다 대안이 적은 소액 투자자들의 손을 잡고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10월에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투자 일임 서비스를 론칭한 뒤 2개월 안에 1만 명을 유치하는 것이 목표다. 9월에는 금융 상품에 가입할 때 블록체인 분산 ID로 신원을 인증하는 서비스도 선보인다. 비대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때 소비자들이 가장 번거로운 부분이 ‘인증’인데 그 과정을 짧게 줄이는 방식이다. 블록체인 기반 ID로 인증 과정을 2분으로 단축한다는 계획이다.
끝으로 그는 소득이 있다면 반드시 투자 활동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과 같은 저금리, 100세 시대에 자산을 위험에 노출하는 것이 필수라는 것. 김 대표는 “금리가 높으면 위험에 노출하지 않아도 되지만, 반대라면 무조건 위험을 택해야 한다”며 “자본이 일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