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과 인테리어 업체들이 ‘홈코노미’(집+경제) 수혜로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관련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 당시 해당 업체들의 수혜를 점치면서도 실적 불확실성 우려를 놓지 않았던 증권가에서도 연이은 호실적에 관련 업체들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샘은 이달 들어서만 주가가 21% 넘게 오르며 11만 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이달 초 9만 원대 초반을 유지하다가, 8일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발표하면서 다음날 단번에 17% 넘게 상승한 영향이다.
한샘의 올해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23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2.3% 증가했다. 매출 역시 5172억 원으로 26% 가까이 상승했다. 실적 상승엔 리하우스 부문과 인테리어 가구 사업 영향이 컸다. 리하우스 부문은 직시공 패키지가 2분기 810건으로 많이 증가하며 전년 대비 19% 올랐고, 인테리어 가구 부문도 21%대 상승률을 보였다. 또 한샘이 어닝서프라이즈를 발표한 이후 현대리바트, LG하우시스 등을 포함한 다른 가구 관련 업체들도 이날까지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선 한샘의 실적을 두고 ‘홈코노미’의 직접적 수혜를 입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사람들이 평소보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집의 의미가 변화하기 시작했고, 집 공간을 다양하게 꾸미려는 사람들의 욕망이 높은 수요로 이어졌음이 증명됐다는 것이다.
KTB투자증권 라진성 연구원은 “주거공간 인식의 트렌드 변화와 6.17 부동산 대책 영향으로 (부동산) 거래 없는 리모델링, 인테리어 수요가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가구뿐 아니라 가정용 가전 수요까지 확대함에 따라 관련 종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프리미엄 가전 판매 상승세로 깜짝 실적을 기록한 LG전자가 대표적이다. 이달 들어서만 6% 가까이 오르며 6만8000원대를 회복했고, 최근 매도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외국인 자금도 이달 들어 본격적으로 유입되는 양상이다.
LG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4931억 원으로, 전년 대비로는 24.4%가량 줄어들었지만, 증권가 예상치(4058억 원)는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유진투자증권 추정치에 따르면 가전 부문과 TV 사업 부문 영업이익이 각각 5487억 원, 1082억 원 수준으로, 스마트폰 부문(-2196억 원)과 전장 부문(-1125억 원)에서의 적자를 상쇄했다.
유진투자증권 노경탁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우려가 있었지만, 예상을 웃도는 프리미엄 (가전) 수요로 시장 눈높이를 만족했다”라고 분석했다.
해당 업체들에 대해 실적 불확실성 우려를 표하던 증권가에서도 홈코노미 관련 업체들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올려 잡고 있다. 한샘의 경우 5개 증권사(NH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케이프투자증권)가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고, LG전자의 경우 3개사(하이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가 향후 실적 목표치를 올렸다. 이외에도 현대리바트, LG하우시스 두 곳에 대해서도 한화투자증권이 목표주가 상향 의견을 담은 리포트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