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도체굴기 상징’ SMIC, 본토 상장에 중국 개미들 ‘들썩’

입력 2020-07-16 10:49수정 2020-07-16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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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세계 최대이자 10년 만의 중국 최대 규모 IPO…첨단기술 자립화에 한 걸음 더

▲중국 상하이 증권거래소에서 지난해 7월 22일(현지시간) 중국판 나스닥인 커촹반 출범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상하이/AP뉴시스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상징하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 SMIC가 본토시장에 상장하자 중국 소액투자자(개미)들이 들뜬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홍콩증시에 상장 중인 SMIC는 16일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상하이증시 커촹반(科創板·과학혁신판, 영문명 스타보드 또는 스타마켓)에 2차 상장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SMIC는 기업가치가 310억 달러(약 37조 원)로 평가받고 있으며 이번 2차 상장을 통해 중국 시총 상위 50위 기업 중 하나로 부상하게 된다.

SMIC는 이번 2차 상장에서 주당 27.46위안에 총 19억 위안을 발행할 계획이다. 최대 532억 위안(약 9조 원)을 조달할 예정이어서 2010년 농업은행의 688억 위안 이후 10년 만에 최대 규모 중국 기업공개(IPO) 기록을 세우게 된다. 더 나아가 이번 IPO는 올해 전 세계를 통틀어 최대 규모이자 커촹반 개장 이래 최대 규모다.

이미 절반의 물량을 기관투자자들이 소화해 나머지는 개인투자자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중국 개미들은 국가 챔피언 중 하나인 SMIC가 안전한 베팅이라고 자신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상하이의 한 로펌에서 근무하는 27세의 개인투자자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이날(SMIC 상장 첫날)을 손꼽아 기다려왔다”며 “10만 위안을 준비했다. SMIC는 중국 최고의 반도체 업체이며 이 산업은 정책적 지원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도 SMIC에 거는 기대가 크다. 중국 경제 전문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증권당국은 SMIC의 IPO 신청을 받은 지 18일 만에 이를 승인했다. 평소 이 절차에 최소 수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광석화 같은 속도다.

기술패권 전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중국 기술기업 견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중국은 첨단기술 자급자족을 추진하고 있다. SMIC가 본토에서의 자금조달에 성공하면 그만큼 자립의 길에 한 걸음 더 다가서는 셈이다.

상하이증권거래소의 한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기술 자급자족 목표를 위한 자금조달에 국내 자본시장을 활용할 계획”이라며 “우리는 중국 기술기업들을 위해 나스닥과 경쟁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계 펀드는 물론 싱가포르 국부펀드와 아부다비투자청도 SMIC IPO에 참여해 전망을 밝게 했다.

상장 첫 주인 이번 주 SMIC 주가가 크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커촹반은 중국 본토에서 유일하게 거래 첫 5일간 주가 이동에 대한 제한이 없다. 그 이후에는 위아래로 변동 폭을 20%로 제한하지만 이는 다른 거래소의 10%보다 더 여유를 둔 것이다. 미국 나스닥 시장이 IT 기업들에 대한 투자 열기로 뜨거운 것처럼 커촹반도 최대한 규제를 완화해 나스닥과 같은 성공을 거두겠다는 의도다.

SMIC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국이 반도체 장비 부문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중국이 이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전 세계 다른 주요 반도체 제조사와 마찬가지로 SMIC도 미국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SMIC에 확고하게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중국 개미들의 믿음은 선순환을 일으킬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독립 금융 평론가인 샤오레이는 “개인투자자들은 매우 중요하다. 그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기관들은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며 “어떤 사람들은 이를 양떼를 약탈하는 것에 비유하겠지만, 중국은 반도체에 대한 확고한 수요가 있고 사람들은 최고의 기업(SMIC)을 통해 돈을 벌 것”이라고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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