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 유충' 논란에 긴장감↑…환경부 두 차례 점검 결과 '이상 무'
"생명수라고 생각하고 관리하겠습니다. 0.1%의 가능성도 없애겠습니다."
21일 오후 2시 서울 성동구에 있는 뚝도아리수정수센터의 김중영 소장의 목소리는 확신에 차있었다. 정수장 시설 문제로 수돗물이 오염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배수구, 환풍기 등을 통해 외부에서 들어오는 벌레를 차단하기 위해 방충망으로 둘러쌌다는 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앞서 9일부터 닷새 동안 인천 서구에서 "수돗물에 유충이 보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곧이어 경기 일부 지역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잇달아 보고되면서 '수돗물 유충' 논란은 일파만파 커졌다. 현재까지 인천 공촌, 부평정수장 외에도 전국 5개 정수장에서 유충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돗물도 편안히 쓸 수 없다는 시민들의 볼멘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뚝도아리수정수센터는 이날 기자들에게 현장을 공개했다. 전날 환경부의 정밀검사에서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려 시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다. 뚝도아리수정수센터는 종로, 중구, 용산, 마포, 성동, 서대문, 성북구 7개 구 71개 동 101여만 명의 시민들에게 수돗물을 공급한다.
환경부는 이곳을 두 차례 점검했다. 16일 시행된 1차 점검 이후 전날 뚝도아리수정수센터만을 대상으로 2차 점검이 이뤄졌다. 19일 서울 중구에 있는 한 오피스텔에서 샤워실 바닥에 벌레가 있었다는 신고가 접수된 데다, 활성탄지가 설치된 곳에서 유충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유충은 활성탄지가 설치된 장소에서만 발견됐다. 활성탄은 목재와 톱밥, 야자껍질, 석탄 등 원료를 고온에 태워 흡착력을 증대시키는 활성화를 거쳐 생산된 흑색 다공질 탄소 물질이다. 활성탄 설치 정수장은 대개 열린 구조여서 해충이 알을 부화시키기 좋은 환경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차례에 이뤄진 현장점검 결과 뚝도아리수정수센터는 '이상 없음'으로 판명됐다. 서대훈 뚝도아리수정수센터 생산부장은 "활성탄 채취 후 유충이 있는지와 외부 방충망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점검을 진행했다"라며 "점검 결과 충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외부 방충망도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점검 결과는 우수했지만 뚝도아리수정수센터 관계자들은 긴장을 풀지 않았다. 활성탄지 내외부에 전기 트랩을 설치해 벌레 유입을 차단하는 동시에 활성탄지 인근 웅덩이를 제거해 벌레가 서식하지 못하도록 막을 계획이다. 꾸준히 활성탄을 채취해 유충 유무도 확인할 예정이다.
김중영 소장은 "유충이 나오려면 활성탄지 밖에 없다"라며 "방충망으로 외부에서 들어오는 벌레를 차단하고 내부에서 발견된 것은 잡을 수 있게 조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식품을 관리한다는 마음으로 업무에 임하겠다"라며 시민들은 안심하고 수돗물을 이용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환경부는 수돗물 유충 사태의 원인을 '정수장 내 활성탄지에서 부화한 유충'으로 꼽았다. 이 유충이 걸러지지 않고 정수장과 배수지를 거쳐 가정까지 공급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유충이 발견된 공촌과 부평정수장 계통에서는 추가 발생을 차단됐고 아직 급·배수 관로 상에 남아 있는 유충만 배출되면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서대훈 생산부장은 "장마 등 우기가 지속하는 날이면 수돗물을 욕조나 대야에 받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며 "화장실 내 하수구나 배수구, 샤워부스 등에 있는 이물질을 청소해 벌레 서식 환경을 제거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충이 발견되면 반드시 사진 촬영을 해서 민원을 접수해달라"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