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9달러로 사는 극빈층 비율 8.8%…98년 아시아금융위기보다 증가폭 커
24일(현지시간) 교도통신에 따르면 유엔은 최근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 2020’ 보고서를 내고 하루 1.9달러(약 2283원)로 살아가는 극빈층이 전 세계 인구의 8.8%에 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8.2%에서 상승한 수치다. 기존에 공개됐던 유엔 추정치는 7.7%였다.
유엔 관계자는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금융위기는 1997년 태국이 고정환율제를 포기하며 동남아시아에 연쇄적으로 통화 위기가 발생했던 때를 말한다. 당시 극빈층 비율은 전년 대비 0.4% 증가한 29.7%였다.
코로나19로 올해 들어 극빈층으로 내몰리게 된 인구는 7100만 명에 달한다. 대부분은 비공식 경제활동을 하는 임시 노동자로, 코로나19가 확산한 이후 소득이 60%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극빈층 3200만 명은 남아시아에 거주하고 있으며 2600만 명은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에 산다.
유엔은 당초 2030년까지 극빈을 퇴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보고서는 “코로나19 이전에도 그 목표가 제대로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고 인정하며 “코로나19는 몇 년간의 꾸준한 개선을 무효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는 빈곤율만 높인 것이 아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전 세계 15억 명의 학생 중 90%가 학교에 가지 못했고, 5억 명은 원격 수업조차 듣지 못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모든 사람과 모든 지역에 영향을 미치긴 하지만 똑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례 없는 위기가 삶과 생계를 위협하고 있어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 달성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