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곳곳서 또 폭력사태...경찰, 과잉진압 항의 시위대에 물리력 동원

입력 2020-07-27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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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50일 넘게 인종 차별 반대 시위인 ‘흑인 생명 소중’(BLM)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22일(현지시간) 해트필드 법원 앞에서 무장 연방 요원들이 화학 물질로 시위대를 해산하고 있다. 포틀랜드/AP뉴시스
지난 주말 미국에서 공권력의 과잉진압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하면서 미 전역에서 폭력사태가 잇따랐다.

2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전날 밤 수 천 명의 사람들이 시위를 벌였고, 일부는 연방 요원들이 진을 치고 있던 연방법원 건물 주변 울타리를 침범했다. 시위대는 경찰에 돌과 유리병을 던지고, 폭죽을 발사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 관련자 25명이 체포됐고 경찰관 3명이 다쳤다.

폭력 사태는 앞서 경찰 과잉 진압 및 인종차별 반대시위가 장기화하는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연방군이 투입돼 시위 진압에 나서면서 불거졌다.

지난 23일에는 워싱턴주 시애틀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연방 요원을 투입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시위대가 거리로 몰려나왔다. 5000명의 시위대 중 일부는 소년원 인근 공사장 트레일러와 한 커피숍에 불을 지르고 가게 창문을 깨뜨렸다.

현지 경찰은 일부 시위대가 방화에 이어 시애틀 경찰서 동부지구를 무단 침입하자 소요사태로 규정하고 물리력을 사용해 진압에 나섰다. 후추 스프레이와 고무탄을 이용해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행진하던 약 2000명의 시위대를 해산에 나섰다. 또 섬광탄을 터뜨리고 호신용 스프레이를 뿌리며 군중 속으로 돌진해 시위대를 진압했다. 시위대와 경찰에서 부상자가 속출한 가운데 최소 45명의 시위자가 체포됐다.

이런 폭력 시위는 미 전역으로 번졌다. 텍사스주 오스틴에서는 한 시위자가 시위대를 가로지른 차량에 접근했다가 총에 맞아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이 차량에서 경적에 이어 총성이 울리자 시위대가 비명을 지르며 흩어지는 영상이 페이스북을 통해 중계되기도 했다.

콜로라도주 오로라에서도 차량 한 대가 고속도로에서 시위를 벌이던 군중을 뚫고 지나간 뒤 한 시위자가 총에 맞아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는 시위대가 법원에 불을 지르고 경찰서를 파손했다. 또 불꽃을 터뜨리고 경찰을 향해 레이저를 쏘기도 했다.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에서는 수 백 명의 시위대와 경찰이 전날 밤늦게까지 대치하는 와중에 덤프트럭이 불에 탔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는 이민세관단속국 유리창이 깨지는 일이 발생했다.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소강 상태에 접어든 가운데 연방 요원 투입을 놓고 벌어진 충돌이 또 다시 시위 사태의 기폭제가 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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