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멜라니역 올리비아 드 하빌랜드, 별세…향년 104세

입력 2020-07-27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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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여우주연상 두 차례 수상

▲할리우드 황금기를 대표하는 여배우 중 한 명이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멜라니 해밀턴 윌크스 역을 맡은 올리비아 드 하빌랜드가 26일(현지시간) 별세했다. 사진은 드 하빌랜드가 2010년 9월 9일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자신의 ‘레지옹 도뇌르’ 훈장 수여식에 참석하고 있다. 파리/로이터연합뉴스
할리우드 불후의 명작으로 꼽히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타인 올리비아 드 하빌랜드가 26일(현지시간) 별세했다고 미국 CNN방송이 보도했다. 향년 104세.

드 하빌랜드 홍보 담당자인 리사 골드버그는 “드 하빌랜드가 프랑스 파리 자택에서 평온하게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드 하빌랜드는 영국과 프랑스, 미국 시민권이 있었지만 1950년대 초반 이후 지금까지 60년 넘게 파리에서 머물러왔다.

뉴욕타임스(NYT)는 “드 하빌랜드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로 불멸의 명성을 얻었으며 할리우드의 전설적인 ‘황금시대’ 마지막 생존 스타 중 한 명이었다”며 “그는 거대 할리우드 스튜디오에 맞서 배우들의 권익을 찾는 데 앞장섰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드 하빌랜드는 1916년 7월 1일 일본 도쿄에서 영국인 부모 밑에서 태어났다. 3세 때 부모가 이혼한 뒤 어머니를 따라 미국 캘리포니아주로 이주했다.

그는 19세였던 1935년 막스 라인하르트가 제작한 셰익스피어 원작의 ‘한여름 밤의 꿈’에서 주인공인 ‘허미아’ 역을 맡으면서 영화계에 데뷔했다. 그러나 그를 일약 스타로 만든 것은 같은 해 출연했던 ‘캡틴 블러드’였다.

마거릿 미첼의 남북전쟁을 그린 대서사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1930년대 후반 베스트셀러가 되자 모든 할리우드 여배우들이 이기적이면서도 개성이 강한 주인공 스칼렛 오하라 역할을 맡기 위해 경쟁했다.

그러나 드 하빌랜드는 스칼렛과 전혀 다른 성격으로 수줍으면서도 친절한 성격으로 극을 지탱하는 멜라니 해밀턴 윌크스 역에 처음부터 관심을 보였으며 영화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소화해 호평을 받았다. 이에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으나 상은 같은 영화에 출연한 해티 맥다니엘에게 돌아갔다. 맥다니엘은 흑인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올리비아 드 하빌랜드가 1950년 3월 24일(현지시간) 자신이 받은 2개의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들어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드 하빌랜드는 1946년작 ‘그들에겐 각자의 몫이 있다(To Each His Own)’와 49년작 ‘사랑아 나는 통곡한다(The Heiress)’로 두 차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또 1943년 워너브라더스를 상대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 “어떤 제작사도 배우의 동의 없이 계약을 연장할 수 없다”는 판결을 이끌어내 배우들의 권익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1980년대 후반 은퇴했지만 공식 석상에 꾸준히 모습을 보였으며 2008년에 미국 국가예술훈장을, 2010년에는 프랑스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를 각각 받았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2017년 드 하빌랜드의 101세 생일을 맞아 기사 작위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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