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협은 1곳 선정이 일반적…“가격협상력·딜 성사 가능성을 높이려는 전략”
두산그룹이 ㈜두산의 유압기기 사업부인 모트롤BG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우협)를 2곳을 선정한 가운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모트롤BG 매각 우협으로 미국계 사모펀드(PEF) 모건스탠리PE와 국내 PEF인 소시어스-웰투시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을 선정해 통보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두 곳을 선정하는 곳은 일반적이지 않다. 통상으로 M&A 거래에서는 본입찰 이후 우협으로 1곳을 선정해 구체적인 매각 조건을 협상한 후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다. 두산의 이번 결정은 그만큼 가격 협상력과 함께 딜 성사 가능성을 높이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두산 측은 지난 20일 모트롤BG 사업부 본입찰을 진행했으며 여기에는 모건스탠리PE와 소시어스-웰투시인베스트먼트와 오퍼스, NH투자증권 프라이빗에쿼티(PE) 등 재무적 투자자(FI)와 전략적 투자자(SI)로는 중국 건설기계 제조업체인 XCMG가 참여했다.
통상 본입찰 이후 일주일 안으로 우선협상자를 선정하지만 우협 선정 통보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시장에서는 매각 측과 인수 후보 간의 가격 눈높이가 달라 두산 측이 장고가 이어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실제로 두산그룹은 당초 모트롤BG 매각가격으로 5000억 원 수준을 희망했으나 인수 후보들 간의 제시가격은 1000억 원 가까이 차이가 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 관계자는 “모트롤BG가 개별 회사가 아니라 ㈜산의 사업부를 파는 것이다 보니, 매각 시 부채를 어느정도를 산정해 매각하느냐에 따라 제시할 수 있는 가격이 달라진다”면서 “이에 인수 후보들이 써낸 매각가격이 천차만별이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인수 후보 중 유일한 SI였던 중국업체 XCMG가 인수에 적극적이었지만, 해외업체에 매각하지 않는다는 내부 방침을 정하면서 인수 후보군이 한층 더 제한됐다는 점도 두산으로서는 가격 협상에 불리해지는 요소가 됐다.
모트롤BG는 굴착기 유압기기와 함께 방산 사업도 영위하고 있는데, 방산 부문에서는 육·해·공·군 무기체계에 적용되는 정밀 유압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노조 측은 방위사업의 특수성을 등을 이유로 해외 업체에 매각할 시 기술유출과 고용안정을 보장할 수 없다며 중국 등 해외 매각을 강력히 반대했다.
또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선택지가 FI들로 좁혀진 데다 인수 후보들 간의 가격 차이가 있어서 이들이 제시한 조건을 들어보고 유리한 협상을 하기 위해서 다자협상에 나선 것”이라면서 “최대한 매각 딜을 성사시킨다는 의지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