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어진동 일대 아파트 매매가격 호가, 실거래가 대비 2억원 안팎으로 들썩
세종시 국회 분원 건립 가능성이 커지면서 세종의사당이 들어설 유력 후보지 인근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현지에선 너무 비정상으로 가파르게 뛰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일 세종시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어진동 한뜰마을 더샵센트럴시티의 전용 84㎡ 매매가격 호가는 최근 9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최고 실거래가인 7억5000만 원 대비 1억5000만 원 급등한 가격이다.
올해 최고 7억 원에 팔린 옆 단지 더샵레이크파크의 전용 84㎡ 호가는 9억 원 안팎이지만 최고 10억 원에 달하는 매물도 나와 있다.
어진동 맞은 편 도담동의 도램마을 14단지의 호가 급등은 더 매섭다. 지난달 10억3000만 원으로 신고가를 찍은 전용 99㎡의 최근 호가는 11억 원 수준이지만 최고 12억 원의 호가를 단 매물도 다수다. 새롬동 새뜸마을10단지의 같은 면적도 호가는 비슷한 수준으로 치솟아 있다.
청사가 위치한 어진동과 맞은편인 도담동은 학군과 상권 조성이 뛰어나 선호도가 애초에 높은 곳이다. 여기다 행정수도 이전을 위한 여러 후보지 중 세종호수공원 북쪽 부지가 가장 유력해지면서 이 일대 집값 호가는 걷잡을 수 없이 가팔라지고 있다.
세종시의 아파트값은 올들어 이미 21% 넘게 폭등했다. 여기다 지난 한 주 동안에만 무려 3%가 더 급등했다. 한국감정원이 세종 아파트값의 매매가격 통계를 낸 이래 최고치다.
입주물량에 따라 부침을 겪었던 이 지역 아파트값은 최근 공급 과잉 이슈가 해소된 동시에 ITX(도시간 특급열차)로 연결하는 철도망 건설 추진 호재까지 더해져 크게 뛰었다. 6·17 대책에서 비규제지역이었던 대전과 청주가 규제지역으로 묶이자 세종으로 투자 수요가 역유입하고 있다는 게 현지 공인중개소들의 설명이다. 여기에 여당이 행정수도 이전 카드까지 꺼내들면서 집값 급등세에 기름을 부은 셈이다.
일각에선 이번 행정수도 이전 카드에 일부 지역 집값이 비정상적으로 오르면서 세종 지역 간 집값 간극이 극심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여당이 수도권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행정수도 이전 패를 꺼냈는데 오히려 이 지역 집값만 과열시키는 부작용을 낳았다"며 "저금리 장기화에 유동성은 넘치고 (세종시 주택) 공급엔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부동산 문제를 간과해 결국 집값 급등을 자초한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