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감소폭 급감..상반기 중 191.7억달러 흑자 8년만최저..올 570억 달러 흑자 무난
경상수지 흑자폭이 70억달러에 육박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제봉쇄 조치들이 속속 풀리면서 수출 감소폭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분쟁과 코로나19 재확산 여부가 관건이겠지만 이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한국은행이 전망한 올 570억달러 흑자는 무난할 것이란 관측이다.
반면, 올 상반기중 경상수지 흑자폭은 190억달러 초반대에 그쳐 8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문별로 보면 상품수지 흑자규모는 전년동월 62억7000만달러에서 6.4% 줄어든 58억7000만달러를 나타냈다. 수출은 400억2000만달러로 전년동월(441억4000만달러) 대비 9.3% 줄었다. 이는 4개월 연속 감소세나 4월(-25.2%)과 5월(-28.2%) 급감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반도체와 석유류 등 수출단가가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국 수출이 증가로 전환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실제 수출물가지수는 반도체가 마이너스(-)2.1%, 석유제품이 -38.4%, 화학제품이 -14.3%를 기록했으나, 대중국 통관수출은 5월 -2.5%에서 6월 9.6%로 상승전환했다.
수입은 341억5000만달러로 전년동월(378억7000만달러) 보다 9.8% 감소했다. 역시 4개월째 마이너스나 4월(-16.9%)과 5월(-24.8%) 부진을 크게 만회했다.
에너지류 가격 약세 등에 따라 원자재 수입이 감소한 반면, 자본재와 소비재 수입이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실제 원유(-59.3%), 석탄(-34.6%), 가스(-2.3%) 등 에너지류 수입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반면, 통관수입은 자본재 10.0%, 소비재 10.1%씩 늘었다.
통관기준으로 보면 수출은 10.9% 감소한 392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석유제품(-46.9%)과 승용차·부품(-36.6%) 등을 중심으로 감소했지만, 정보통신기기(21.8%)와 화공품(1.8%) 등은 증가했다. 수입은 11.2% 감소한 356억달러를 나타냈다. 원유 등 원자재 수입이 31.3% 감소한 반면, 소비재와 자본재는 각각 10.1%와 10.0% 증가했다.
한은 박양수 경제통계국장과 박동준 국제수지팀장은 “수출 감소폭 둔화가 수입 감소폭 둔화보다 더 컸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봉쇄 조치가 점차 풀리면서 수출 감소액이 줄어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비스수지 적자규모는 여행수지 개선 등에 힘입어 전년동월 21억4000만달러에서 12억6000만달러로 축소됐다. 본원소득수지 흑자규모는 배당수입 감소 등으로 전년동월 20억7000만달러에서 17억4000만달러로 줄었다. 이전소득수지는 5억3000만달러 흑자를 보였다.
특히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는 1억3000만달러 유입을 기록했다. 이는 1월 13억6000만달러 유입이후 5개월만이다. 채권투자를 의미하는 부채성증권 투자도 41억2000만달러로 6개월 연속 유입세를 지속했다. 반면,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는 47억6000만달러로 석달연속 투자를 지속했다.
한편, 올 상반기중 경상수지는 191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2년 상반기(96억5000만달러) 이후 8년(16반기)만에 최저치다. 다만 한은 전망치 170억달러는 웃도는 수준이다.
박양수 국장은 “상반기 기준으로는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로나19 때문에 상품수지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도 “유가와 미중 무역갈등,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등 상하방 리스크가 혼재해 했다. 다만 상황이 더 악화하지 않는다면 올 한은 전망치 달성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