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통보 했어야...", "인도적 사업은 정치적 군사와 별개"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북한의 황강댐 방류 조치와 관련해 유감을 표명했다. 북한이 아무런 통보 없이 댐을 방류해 휴전선 접경 지역 주민들이 상당한 피해를 봤기 때문이다. 다만, 이와 별개로 정부는 국제기구를 통한 간접지원 방식으로 북한에 1000만 달러(한화 약 120억 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하기로 결정했다.
김 원내대표는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북한의 남북합의를 위반하는 속 좁은 행동에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임진강 상류에 있는 황강댐 수문을 아무런 통보 없이 개방했다. 이에 경기 연천군 임진강 필승교의 수위가 상승하는 등 주변 지역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김 원내대표는 “황강댐 방류로 긴급대피령이 내려지는 등 우리 국민의 생명 안전에 위험이 처한 상황”이라며 사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이어 “2009년 10월 임진강 수해방지와 관련해 남북 실무회담에서 북한이 황강댐 방류 시 남측에 사전 통보를 하기로 합의했는데 이를 지키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황강댐 방류는 북한의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통보 가능하다”며 “대한민국 국민 안전과 생명을 고려하지 않은 북한 행동에 강한 유감을 표하며 재발 방지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통일부를 향해선 “북한의 합의 위반에 엄중히 항의하고 재발방지대책을 위한 남북협의를 요청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또 “끊어진 남북 통신 복구가 시급히 이뤄져 기본적 남북자연재해 협력 요청이 가능하도록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장관 역시 북한의 황강댐 방류에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16차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에서 “북측의 일방적인 방류 조치에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측도 집중호우로 여러 어려움이 있었겠지만 방류 조치를 취할 때 최소한 우리 측에 사전 통보를 해야 했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어떠한 연락 통로도 좋고 방송 등을 통해서도 좋다”며 사전 통보의 필요성을 재차 요구했다.
그러면서 “남북 간 불신과 임진강 수위를 둘러싼 불안을 남북 관계 협력의 물길로 돌릴 수 있길 희망한다”며 “북측이 과감하고 통 큰 결단으로 임해주길 거듭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부는 이날 교추협에서 세계식량계획(WFP)의 북한 영유아‧여성 지원사업에 남북협력기금 1000만 달러를 공여하는 안도 의결했다.
이번 사업 지원은 WFP가 북한 내 7세 미만 영유아와 여성의 삶의 질 개선을 목표로 북한과 합의해 추진하는 사업에 정부가 일정 부분 공여하는 형태다.
정부는 애초 WFP 요청에 의해 5월 말께 이 사업에 대한 1000만 달러 공여를 추진하려 했지만,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막말 담화', 북한의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등에 따른 남북 간 긴장 고조로 추진을 보류했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달 27일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취임하자 다시 해당 사업에 속도가 붙은 것이다.
이 장관은 교추협 모두발언에서 "인도적 사업을 정치적 군사로 연계하는 단기적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 긴 호흡으로 일관되게 추진한다는 원칙을 확고하게 이행하는 출발점"이라고 공여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연내 협력의 성과를 가시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더 늦지 않게 공여사업을 시작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