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내부 문제까지…내우외환에 빠진 타이어 3사

입력 2020-08-06 14:41수정 2020-08-0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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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ㆍ노사 갈등부터 코로나19ㆍ美 관세 부과 검토까지

국내 타이어 업계가 안팎에서 발생한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경영권 분쟁과 노사 문제가, 대외적으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실적 악화와 미국의 반덤핑 조사가 겹치며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경영권 분쟁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의 큰딸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지난달 30일 서울가정법원에 조 회장에 대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하면서다.

한정후견은 질병, 장애, 노령 등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처리 능력이 결여된 성인에게 후견인을 지정해 주는 성년후견제도의 하나다.

조 이사장은 아버지가 차남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에게 지분을 모두 넘겨준 점을 문제 삼았다. 6월 조 회장은 지주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보유 지분 23.59% 전량을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조 사장에게 넘긴 바 있다. 조 이사장은 입장문에서 “조 회장이 건강한 상태로 자발적 의사 결정이 가능한지 객관적 판단이 필요하다”며 청구 이유를 밝혔다.

조 회장이 이튿날 “조 사장에게 주식을 넘긴 건 갑작스러운 결정이 아니고 건강 상태에도 문제가 없다. 첫째 딸이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는 내용의 입장을 내며 분쟁은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지만, 업계에서는 법원의 판단에 따라 갈등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 이사장이 청구를 취하하지 않는 한 조 회장은 법원에 출석해 재판부의 심문을 받고 의사 감정을 통해 정신 상태를 확인받아야 하는데, 양 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만큼 이 과정에서 갈등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조 이사장이 이미 일방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상황이기 때문에 조 회장이 ‘정상’으로 판단받을 경우에도 형제간 재화합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율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다만, 한진그룹 사태 때와 달리 한국타이어는 조현범 사장이 공고한 최대 주주 지위를 갖고 있어 경영권 분쟁이 생각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존재한다. 지분율 42.9%를 보유한 조 사장을 제외한 특수관계인 지분은 △조희경 이사장(0.83%) △장남 조현식 부회장(19.32%) △차녀 조희원 씨(10.82%) 등 30.97% 수준이다. 이는 조 사장 지분과 격차가 있고, 조희원 씨는 분쟁에서 중립을 유지하기로 밝히기도 했다.

금호타이어는 정규직화를 둘러싸고 노사가 갈등을 빚고 있다. 금속노조 비정규직 지회가 회사의 통장을 압류하며 운영자금 집행이 동결됐고, 금호타이어는 직원의 급여와 납품업체 대금 지급이 불가한 상태에 놓였다.

이번 사태는 협력업체 직원으로 이뤄진 비정규직 노조가 ‘근로자 지위확인소송’에서 승소한 뒤 본격화했다. 1월 광주지법 1심 재판부는 비정규직 노조의 손을 들어주며 원고들이 회사와 근로자 파견관계에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금호타이어에 정규직 고용과 그간의 임금 차액(총 204억 원)을 지급하도록 결정했다.

금호타이어는 항소심을 제기하며 노조와 특별 협의를 진행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노조는 임금 차액에 대해 ‘채권 압류 및 추심명령 신청’ 절차를 밟았다. 이는 법인 계좌의 거래 중단으로 이어졌다.

비정규직 노조 측은 법원의 판결 취지가 정규직화에 방점이 찍힌 만큼, 사 측이 고용 문제에 관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비정규직 노조 관계자는 “지금 당장 정규직 전환이 어렵다 해도 고용 보장 방안을 담은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호타이어 측은 1심 판결에 불과해 현시점에서 정규직화를 검토하긴 어렵다고 맞선다. 양 측은 여름휴가가 끝난 다음 주부터 교섭을 재개하며 입장 차를 좁혀나갈 예정이다.

▲지난해 1월 7일 윤소하 당시 정의당 원내대표와 금속노조 금호타이어비정규직지회 노조원들이 국회 정론관에서 금호타이어 청소미화 비정규직 노동자 집단해고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외부 요인으로는 코로나19 여파가 3사에 공통으로 악영향을 미치며 2분기 실적을 끌어내렸다.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한국타이어는 2분기에 전년 대비 33% 감소한 702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달 중 실적을 발표하는 나머지 두 회사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증권가 평균 전망치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영업적자를, 넥센타이어는 전년 대비 88% 줄어든 영업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정부가 한국산 타이어에 추가 관세 부과를 검토 중인 상황 역시 악재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는 전미 철강노동조합(USW)의 요구에 따라 한국, 대만 등에서 수입된 타이어가 미국에서 공정가격보다 낮게 판매 중인지 판단하고 있다. 예비판정 결과가 11월께 나올 예정인데, 추가 관세 부과가 결정되면 수출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3사 에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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