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뷔통·애플 등 고가 제품 훔쳐…시카고 시장 “명백한 범죄 행위”
10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이날 자정부터 새벽까지 수백 명의 사람이 ‘환상의 1마일’이라 불리는 고급 상가 밀집 지구 ‘미시간 애비뉴’에 모였다. 이들은 애플과 루이뷔통, 아르마니 등 고가 제품을 파는 매장의 문을 부수고 들어가거나 창문을 깨고 침입해 물건을 훔쳤다. 일부는 은행 유리창을 깨고 침입하기도 했다.
군중들은 시위 진압을 위해 투입된 경찰에 사제 최루탄이나 돌을 던지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데이비드 브라운 시카고 경찰청장은 “경찰 400명이 시내로 파견됐다”며 “경찰을 향한 총격이 발생해 경찰 13명이 상처를 입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체포됐다”며 “체포된 사람들은 약탈과 경찰에 대한 구타 혐의로 기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은 “이번 약탈 행위는 명백한 범죄 행위”라며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반대 시위와 다르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녀는 “다른 사람의 재산을 가져가거나 파괴할 어떠한 권리도 당신들에게 없다”며 “우리는 그들이 누구든, 무엇을 하든 상관없이 이 도시가 범죄자들에게 잠식되지 않도록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약탈은 전날 오후 잉글우드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에서 촉발됐다. 경찰은 20세 남성이 무장한 채 돌아다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이 남성이 경찰관에게 총을 쏘며 달아나자 대응 사격을 했다. 총에 맞은 남성은 시카고대학 의료센터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남성은 강도와 아동 학대, 가정 폭력 등의 혐의를 받아 4차례 형사 고발을 당한 전력이 있다.
하지만 현장에 모여든 사람들 사이에서 총에 맞은 남자가 실제로는 무장하지 않은 15세 청소년이라는 거짓 정보가 퍼졌다. 경찰의 총격으로 남성이 사망했다는 소문까지 퍼지자 분노한 시민들은 소셜미디어에서 시내 약탈 계획을 공모했다.
시카고시는 이날 오전 8시까지 도심을 운행하는 전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 운행을 전면 통제하고 통행을 막기 위해 시카고강의 다리도 들어 올렸다. 라이트풋 시장은 “당분간 도심 통제를 강화하겠다”며 오후 8시~오전 6시 도심 접근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