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패션브랜드 엠씨엠(MCM)이 중소 잡화브랜드 믹맥랩(M·CM·C)이 제기한 상표 등록 무효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승소했다. '왕관' 모양만 봐도 일반 대중이 롤렉스 상품으로 식별할 수 있다는 판결에 이어 '저명상표'에 대한 법원 판단이 잇따르고 있다. [단독] 왕관만 봐도 롤렉스 명품…법원 "유사상표 등록 취소하라"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허법원 5부(재판장 서승렬 부장판사)는 엠씨엠 상표권자인 트리아스홀딩아게가 믹맥랩을 상대로 낸 상표 등록 무효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믹맥랩은 2017년 5월 'M·CM·C'와 하단의 'MICMAC LAB'이라는 영문자가 합쳐진 형태의 상표를 등록하고 각종 가방, 지갑, 핸드백 등을 판매했다. 'MCM' 상표는 이보다 앞선 2004년에 등록됐다.
엠씨엠은 "믹맥랩의 상표가 외관과 호칭이 비슷해 소비자에게 혼동을 일으킨다"며 특허심판원에 등록 무효 심판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이에 불복한 엠씨엠이 특허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지만, 특허법원도 "두 상표는 글씨체, 글자의 수, 배치 면에서 차이가 있다"며 믹맥랩의 손을 들어줬다.
특허심판원과 특허법원에서 연달아 패소한 엠씨엠은 결국 대법원에서 승기를 잡았다.
대법원은 "믹맥랩 등록상표의 상단 영문자('M·CM·C')가 상당히 크고 굵어 강한 식별력을 가지고, 수요자들은 이를 '엠씨엠씨'로 발음하게 돼 '엠씨엠'과 큰 차이가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특허법원으로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도 'MCM'이 수요자에게 널리 알려진 '저명상표'에 해당하고 두 브랜드가 판매하는 상품과 수요자층이 중복돼 소비자들에게 오인·혼동을 일으킬 수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엠씨엠의 매출액, 광고 실적, 매장 수, 관련 보도를 종합하면 'MCM' 상표는 'M·CM·C' 출원 당시 이미 수요자들에게 현저하게 인식된 저명상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