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차 시간 연장' 볼멘소리도…늦어도 내달 기본계획 나올 듯
서울시는 지난 10일 국토교통부에 공문을 보내 성동구 행당동 왕십리역에 GTX C노선 정류장 설치를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GTX C노선은 경기 양주시 덕정역에서 출발해 서울 청량리역ㆍ삼성역 등을 거쳐 수원시 수원역에 이르는 철도 노선이다. 급행 철도인 GTX C노선을 이용하면 덕정역에서 수원역까지 45분대에 이동할 수 있다. 국토부는 2027년 GTX C노선을 개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동안 성동구는 GTX C노선 정류장을 왕십리역에 유치하기 위해 대내ㆍ외적으로 여론전을 폈다. 다른 도시철도 노선과 환승이 편리한 왕십리역에 GTX 노선이 정차한다면 교통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게 명분이다. 현재 왕십리역엔 서울지하철 2호선ㆍ5호선, 경의중앙선, 분당선이 지나고 강북횡단선도 개통될 예정이다. 성동구는 주민 약 15만 명에게 역 신설을 위한 서명을 받아 국토부에 전달하고 정류장 신설 경제성 분석을 위한 자체 사전 타당성 조사도 진행 중이다.
이번에 서울시가 성동구 주장에 힘을 실어주면서 왕십리역은 GTX C노선 유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됐다. 서울시는 국토부에 보낸 공문에서 '수도권광역철도사업의 효율성 제고와 서울시민의 교통 편의 증진을 위한 역사 신설 요청이 있어 검토 요청한다'고 밝혔다.
부동산 시장도 GTX C노선 왕십리역 신설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왕십리역을 지나는 도시철도 노선이 늘어나면 역세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어서다. GTX BㆍC노선을 포함해 8개 노선이 지날 예정인 청량리역은 이미 역 주변 아파트와 오피스텔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왕십리역도 GTX C노선 유치에 성공한다면 비슷한 효과를 누릴 가능성이 크다.
GTX C노선 유치를 누리는 건 왕십리역뿐만 아니다. 안양시와 의왕시도 각각 인덕원역과 의왕역에 GTX역을 만들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평택시와 오산시 등 경기 남부권에서도 GTX C노선을 평택시 지제역까지 연장해달라고 요구한다.
다만 역이 늘어나면 정차 시간도 길어지는 만큼 급행철도라는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 GTX C노선의 역 간 평균 거리는 약 8㎞이지만 왕십리역과 청량리역 사이는 2.4㎞다.
왕십리역을 포함한 GTX C노선 역 신설 여부는 일러야 다음 달 나올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당초 다음 달 기본 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마무리 지으려 했으나 여기저기서 역 신설을 요구하면서 검토할 점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11월 사업자 공모 전에 GTX C노선 정차 역을 공개할 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