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발표한 ‘2020년 상반기 5G 서비스 커버리지 점검 및 품질평가’가 이동통신 3사에 유리하게 진행됐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기존 LTE 품질평가에 거의 전 기종을 반영했었는데, 이번 5G 품질 평가에선 최신 기종 2종만으로 평가한 게 원인이 되고 있다. 소비자 단체들은 LTE보다 20배 빠르다고 광고했던 이통사들의 행위를 ‘허위과장광고’로 간주,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한 상태다. 실제 정부 조사 결과, 3~4배 빠른 데다가, 5G 품질평가에서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각 분야 1위를 나란히 차지한 것을 두고는 ‘생색내기’ 평가라는 비난이 나온다. 무엇보다 LTE 품질 조사에서는 전체 기종을 평가해놓고, 5G 조사에선 단 2개의 최신 기종만을 평가한 것을 두고는 “사실상 과기정통부와 이통3사가 한통속”이라며 힐난마저 나오고 있다.
1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5일 ‘5G 품질평가’ 결과를 공개하며, 품질평가 단말기로 ‘삼성 갤럭시 S20+’, ‘LG V50S’를 채택했다.
5G 서비스가 가능한 11개 전 기종 중 최신 기종이다. 이에 이용자들은 5G 속도가 빠르게 기록되는 기종만을 선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5G 스마트폰 전체 기종을 점검하지 않아 전체 이용자 체감과 동떨어졌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과기정통부가 실시한 품질평가 결과는 5G 이용자를 대상으로 전체 11개 기종을 평가한 ‘상시평가’ 수치보다 대부분 좋게 나왔다. 다운로드 기준으로 SKT와 KT는 각각 811.52Mbps, 633.9Mbps를 기록했는데, 이는 상시평가 결과보다 각각 91.73Mbps, 34.48Mbps 빠른 기록이다. 유일하게 LG U+만 이용자 상시평가 속도가 36.86Mbps 빨랐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통신사들과 협의를 하다보니 최신 기종이 기술적으로 받을 수 있는 데이터들이 많다고 주장해 그런 의견을 반영했다”며 “(과기정통부가) 속도를 더 좋게 내려고 해당 기종들을 선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2개 기종만 선정한 것과 관련해선 “모든 단말을 사용해서 할 수 있으면 좋지만 현실적으로 예산도 한정돼있고, 모든 단말을 쓸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 전체 기종으로 확대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검토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LTE 품질평가에선 거의 전 기종을 반영해왔다. 2012년부터 과기정통부는 ‘통신서비스 품질결과 보고서’를 매년 발간했다. 이 중 2017년부터 2019년 현재까지 꾸준히 최대 이동속도를 기준으로 단말기를 분류해 LTE 품질을 평가했다.
최신 기종만을 선별해 5G 속도를 높게 평가한 과기정통부가 이통3사에 우호적인 결과를 내놨다고 비판받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은 “명백히 봐주기 조사라고 본다”며 “5G의 경우 사실 과기정통부 주도로 진행이 되다 보니 품질이 낮은 데 대한 책임을 줄여보려는 마음도 있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과기정통부의 5G 품질평가가 실제 이용자보다 이통3사쪽으로 기울었다는 비판도 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이통3사는 이미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상태”라며 “5G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있는데 당연히 정부는 이통3사보다 이용자들의 편에 섰어야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