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트럼프 ‘위챗 금지령’에 빨간불…“52조 중국시장 잃을 위기”

입력 2020-08-1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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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스토어서 제거되면 아이폰 출하량 최대 30% 감소할 수도”

▲중국 베이징의 애플스토어가 2월 14일(현지시간) 문을 연 가운데 직원들이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대기하고 있다. 베이징/AP뉴시스
애플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 금지령에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

중국인의 일상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앱으로 자리 잡은 위챗이 아이폰에서 사라지게 되면 애플이 수년에 걸쳐 440억 달러(약 52조 원) 규모로 키웠던 중국시장을 잃을 수 있다고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미국 기업들이 위챗, 중국 바이트댄스 산하 글로벌 동영상 앱 틱톡과 거래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약 5주 이후 발효될 이 행정명령은 중국에서 아이폰을 값비싼 쓰레기로 바꾸어놓을 위험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강조했다.

위챗은 알리바바그룹홀딩과 더불어 중국 IT 양대 산맥인 텐센트홀딩스의 핵심 서비스다. 전 세계 사용자는 10억 명 이상이며 그중 대부분이 중국인이다. 위챗은 친구와의 채팅은 물론 영화 및 기차표 예약, 각종 결제에 이르기까지 생활 거의 전 영역에서 쓰인다.

또 위챗은 제한적이지만 중국과 전 세계 다른 나라 사람을 연결하는 핵심 커뮤니케이션 통로였으며 스타벅스와 월마트 등 미국 대기업이 중국 소비자와 거래할 수 있는 주요 채널이다.

텐센트의 존 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트럼프 행정명령은 미국 내 위챗 사용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미국 이외 지역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희망 섞인 예측을 내놓았다. 그러나 로 CFO는 “아직 확실한 것은 없어 미국 여야와 접촉해 좀 더 자세한 설명을 구하는 중”이라고 털어놓았다.

중국은 애플의 가장 중요한 해외시장이다. 애플 아이폰은 지난 2분기 중국에서 판매가 전년보다 35% 급증하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화웨이테크놀로지 등 토종업체와의 치열한 경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위챗을 제공하지 못하거나 미·중 갈등이 악화하면 애플의 중국 전략이 치명타를 입게 된다.

애플 전문 애널리스트로 유명한 TF인터내셔널증권의 궈밍치는 “만일 애플이 글로벌 앱스토어에서 위챗 제거를 강요당하면 아이폰 연간 출하가 25~30% 감소하고 에어팟과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 다른 하드웨어 출하는 15~25% 줄어들 수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위챗’과 ‘아이폰’ 중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지”라고 묻는 설문조사는 지금까지 120만 명 이상이 참여했는데 응답자의 95%가 위챗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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