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한달 앞으로 다가온 공매도의 운명은?

입력 2020-08-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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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주요 시장의 공매도 거래 비중 현황(단위= %, 자료출처=이동엽 교수)
다음달 15일이면 한시적으로 적용됐던 공매도 금지 조치가 끝난다. 금융투자업계는 물론이고 정치권까지 나서 갑론을박을 벌이면서 금융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3월 금융위원회는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국내 증시가 폭락하자 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지난 3월16일부터 9월15일까지 6개월간 모든 상장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한 바 있다.

이후 코스피는 약 두 달 만에 2000선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에는 잇따라 연고점을 경신하면서 2년2개월 만에 2400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서는 공매도 금지 효과라는 주장과 유동성으로 인한 개미들의 증시 진입때문이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공매도는 실제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빌려 판 뒤 주가가 하락하면 싼값에 주식을 매수해 앞서 빌린 주식을 갚는 투자 방식이다.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공매도의 99%를 차지하고 있어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지적과 함께 투자자들의 반대의견이 우세하다.

일단 시장에서는 공매도 금지 연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최근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와 함께 리얼미터에 의뢰해 공매도 재개에 대한 국민 의견을 물어본 결과 응답자의 38.0%가 ‘공매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답했고, 25.6%는 ‘공매도 금지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공매도를 예정대로 재개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15.7%에 그쳤다.

여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도 여론에 따라 공매도 금지 연장 조치로 무게추가 기우는 모습이다. 정무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공매도 금지 조치를 연장하는 방안에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방식은 코스피200 종목 등 시가총액 규모가 큰 대형 종목에만 공매도를 허용하는 ‘홍콩식 공매도’ 방안이 유력하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 거물급 정치인들도 힘을 보태고 있다. 전날 이 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현재 우리 주식시장의 공매도 제도는 여러 장점과 단점이 있지만, 기회 불평등과 불공정성으로 인해 개인 투자자들에게만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지금 경제위기 상황에서 공매도 재개는 아무 문제가 없는지, 현재와 같은 방식의 공매도 제도를 유지해야 하는 지 등에 대해 국회에서 깊이 있는 검토와 충분한 대안을 마련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찬반 의견이 엇갈리면서 지난 13일 한국거래소는 ‘공매도의 시장 영향 및 바람직한 규제 방향’ 토론회를 열었다. 전문가들은 이 자리에서 공매도 금지 조치의 연장 여부를 두고 찬성과 반성으로 나뉘어 열띤 토론을 벌였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고민은 여전히 깊다. 최근처럼 증시가 과열될 때 지나친 주가 폭등을 막아 거품을 방지하고 하락장에서는 증시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의 순기능이 분명히 있지만 금지 조치를 해제했다가 한국 증시의 상승 곡선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를 연장하게 되면 단기적으로 투자심리 안정, 국내 수급 유입에 힘입어 추가 상승세는 이어갈 수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헤지수단과 롱숏/헤지펀드 전략의 부재로 한국 증시에 대한 접근을 꺼릴 수 있다”면서 “공매도 금지가 길게 보면 득보다 실이 클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기회에 잘못된 공매도 제도를 바로 잡고 가자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공매도가 가진 기능들은 어느 정도 유지하되 참여의 평등성을 보장하고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벌로 대응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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