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는 17일 입장문을 내고 "피해자는 4년 동안 20여 명의 관계자에게 고충을 호소했다"며 김주명·오성규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 등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피해자 측의 자료를 보면, 피해자는 2017년 6월 15일 인사 담당 과장에게 인사 전보를 요청하는 면담을 했다. 이후 피해자는 "1월까지는 있게 될 것 같다", "그때는 무슨 일이 있어도 사자님 설득시켜 주시고 꼭 인력개발과에 보내주신다고 하신다"며 상사에게 담당 과장과의 면담 내용을 알렸다.
해당 상사는 "1월엔 원하는 곳에 꼭 보내주도록 하겠다", "마음 추스르시고 화이팅", "이번엔 꼭 탈출하실 수 있기를"이라고 적은 메시지를 보냈다.
또 피해자는 같은 해 10월 25일 "실장님께서 남아주면 좋겠다고 하신 상태라 고민이 많이 된다"는 말을 인사 담당 주임에게 전했다.
피해자 측은 "수많은 비서실 근무자들이 피해자의 성고충 관련 호소와 전보 요청 관련 대화에 연결돼 있음에도 역대 비서실장이 나서서 '몰랐다'고 부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몰랐다는 것은 책임을 방조한 것이며, 몰랐다 하더라도 (박 전 시장의 성추행이) 사실이 아니라고 단언해서 주장할 수 없다"며 "이는 서울시가 국가인권위원회 직권조사 협조 및 자체 재발방지 노력을 앞두고 직원들을 입단속 하는 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방조 혐의로 고발된 오성규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은 이날 경찰에 출석해 5시간의 조사를 받았다.
오 전 비서실장은 "고소인이나 제3자로부터 피해 호소나 인사이동 요청을 받은 적이 전혀 없으며 비서실 직원들 누구도 피해 호소를 전달받은 사례가 있다고 들은 적 없다"면서 "서울시 관계자들이 방조하거나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주장은 정치적 음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