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던 상업용 부동산 시장 활력소 역할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마존은 뉴욕, 피닉스, 샌디에이고, 덴버, 디트로이트, 댈러스 등 미국 6개 도시에서 총 90만 평방피트(약 8만3600㎡) 규모의 사무실 공간을 추가로 늘릴 예정이며, 향후 2년에 걸쳐 35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채용 대상은 엔지니어링, 제품 관리,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AWS) 인프라 설계자, 인공지능 비서 ‘알렉사’ 지원팀, 광고, 신선식품 배달 서비스인 ‘아마존 프레시’ 등 다양한 분야의 고급 인력이다.
이 가운데 뉴욕에서의 확장이 가장 크다. 아마존은 이달 초 파산보호를 신청한 백화점 로드앤테일러의 맨해튼 5번가 건물을 약 10억 달러(약 1조2000억 원)에 사무실 공유 서비스 업체 위워크로부터 사들였다. 여기서 2000명의 신규 인력을 뽑는다. 근처에 있는 기존 아마존의 사무실 공간까지 포함하면 뉴욕에만 5000명 이상이 근무하게 된다.
아딘 윌리엄스 아마존 인재개발 담당 부사장은 “사람들과 교류하고 팀원들과 협업하는 게 가상으로 할 수는 있지만 자연스럽지 않다”면서 “사무실 업무 복귀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규 채용 인력뿐만 아니라 원격근무 중인 기존 인력도 다수 사무실로 돌아올 것을 대비한 것이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실리콘밸리 주요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장려하고 있는 것과 대조되는 움직임이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재택근무를 내년까지 연장한 데 이어 재택근무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핵심 업무 형태가 될 가능성도 내비쳤다.
5월 페이스북은 향후 10년에 걸쳐 전 직원의 50%를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고, 트위터는 원하는 경우 영원히 재택근무를 할 수 있게 한다고 통 큰 결정을 내렸다.
이들 기업과 달리 아마존이 중장기적으로 사무실 인력 충원 방침을 밝히면서 유령 도시가 되어가던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다시 활기를 되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WSJ는 진단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기업 업무 환경이 급변하면서 샌프란시스코와 뉴욕 등 주요 도시의 부동산 시장 침체 우려가 커졌었다.
WSJ는 코로나19 팬데믹에도 핵심 지역의 금싸라기 땅에 대한 애착은 사라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시애틀에 본사가 있는 아마존은 뉴욕 퀸스 롱아일랜드시티에 제2 본사 건립을 추진했지만 지역사회 등의 반대로 지난해 계획을 철회했다. 이후 맨해튼의 마지막 대규모 재개발 지역인 허드슨야드의 빌딩을 임대하며 뉴욕 거점 확대에 열을 올렸다.
빅터 캘란노그 무디스애널리틱스 이코노미스트는 “아마존의 투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투자”라면서 “보통 10만 평방피트가 넘는 사무실의 경우 임대 기간이 12년 이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