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북 가리고 않고 강세… 매매값은 오름폭 둔화
새 임대차법 시행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세가 7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정부의 연이은 규제에 전국 주택 매매가격 상승세는 한 풀 누그러졌다.
1일 한국감정원 월간 주택 가격 동향에 따르면 8월 서울 주택종합 전세가격은 0.43% 상승했다. 전월(0.29%)보다 0.14%포인트(P) 커진 상승폭이다.
서울 전셋값은 아파트ㆍ연립ㆍ단독주택 등 주택 유형을 가리지 않고 일제히 뛰었다. 아파트는 0.45%→0.65%로 상승폭이 커졌다. 올해 1월(0.72%)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오름폭이다. 연립주택과 단독주택도 각각 0.18%, 0.12% 오르며 모두 상승폭을 키웠다.
서울 전셋값이 이처럼 뛴 데는 새 임대차법(전월세 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 시행의 영향이 컸다. 저금리 장기화와 재건축 거주 요건 강화 등으로 전세 매물이 부족한 가운데 임대차법 시행으로 전세 물건의 반전세(보증부 월세), 월세로의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전세 물건이 더 줄었기 때문이다. 전월세상한제로 전세보증금을 자유롭게 올릴 수 없게 되자 집주인들이 너도나도 전세보증금 호가를 높인 것도 전셋값 급등에 영향을 미쳤다.
이에 강북 14개구와 강남 11개구의 전셋값 상승폭이 일제히 확대됐다. 특히 강남4구는 강동(0.79%)·송파(0.78%)·강남(0.72%)·서초구(0.65%) 모두 강세를 보였다.
감정원 측은 "임대차법 시행과 저금리 기조, 재건축 거주 요건 강화 등으로 전세 매물이 부족한 가운데 정비사업 이주수요 증가 등으로 가격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전국 주택종합 전셋값은 0.44% 뛰었다.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0.42%→0.54%), 지방(0.24%→0.34%) 모두 상승폭을 넓혔다. 경기(0.71%)는 청약 대기 수요 증가와 개발 기대감, 서울의 매물 부족 현상 영향 등으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특히 정부의 행정수도 이전 카드에 집값이 폭등하고 있는 세종은 전셋값 역시 5.78%로 고공행진했다.
전국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한풀 꺾였다. 수도권(0.81%→0.52%)과 서울(0.71%→0.42%), 지방(0.44%→0.43%) 모두 상승폭을 줄였다. 다만 세종시는 5.38%에서 7.69%로 크게 뛰었다.
서울은 25개 모든 구에서 상승세가 둔화됐다. 중저가 아파트 밀집지역인 노원구(0.67%)와 도봉구(0.51%) 등이 상승세를 보였지만 매수세는 줄었다고 감정원은 분석했다. 강남구(0.34%)와 서초구(0.32%) 역시 상승세가 누그러졌다. 7·10 대책과 주택 공급 확대 방안 발표 등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됐다는 게 감정원의 설명이다.
다만 지난달 서울 연립주택 상승폭은 0.23%로 되레 커졌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0.55%로 상승폭을 줄인 것과 상반되는 흐름이다. 정부 규제의 초점이 아파트에 맞춰져 있는 데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약하다보니 연립주택으로 풍선효과가 번진 영향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