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업체 빠지며 중국기업 참여 비중 90%
미국 CESㆍ스페인 MWC와 함께 세계 3대 전자업계 행사로 손꼽히는 독일 국제가전박람회(IFA)가 3일(현지 시간) 개막한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영향으로 ‘반쪽 행사’에 그칠 것이라는 아쉬움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일부 국내 기업은 신기술이 탑재된 새로운 제품을 선보인다.
1일 IFA 주최 측에 따르면 이날까지 반영된 올해 IFA 참여 신청 기업 규모는 1009개로, 예년과 비교해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준까지 줄어들었다. 그나마도 대부분 기업은 온라인 이벤트를 통해 신제품을 소개하기 때문에 오프라인 행사장은 한산할 전망이다. 하루 관람객도 업체 관계자와 언론인을 포함해 1000명으로 제한된다.
국내에선 삼성전자가 불참한 가운데, LG전자가 IFA를 통해 유럽시장을 겨냥한 신제품을 소개한다. 행사 첫날인 3일 박일평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사장)가 연사로 나서 '집으로부터 좋은 삶이 시작된다(Life's Good from Home)'를 주제로 온라인 간담회를 연다.
신제품은 온라인 가상전시회를 통해 만날 수 있다. 이날부터 열린 가상전시 공간은 매년 전시를 열어온 메세 베를린(Messe Berlin) 18홀을 본떠 꾸며 만들어졌다. 전시된 제품을 클릭하면 제품의 상세 이미지나 스펙을 확인할 수 있다. 도슨트(전시 안내인)의 음성 안내도 제공된다.
LG전자는 집, 그리고 그 안에 있는 가전과 소비자의 관계에 주목한다. 내달 말 스페인 출시를 앞둔 인스타뷰 냉장고와 컨버터블 냉장고를 포함해, 커지는 홈 시네마 수요를 잡기 위한 가정용 프로젝터 ‘LG 시네빔 레이저 4K’도 선보인다.
얼마 전 의료진 기부 소식이 알려지면서 많은 관심을 받은 마스크형 공기청정기 'LG 퓨리케어 웨어러블 공기청정기(가칭)'도 일부 국가 출시를 앞두고 IFA에서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례적으로 현대차도 올해 IFA에 처음 출격한다. 혁신 기술을 논하는 부대 행사 ‘IFA 넥스트’에 참가해 수소 전기차 등 미래차 전략을 밝히기 위한 선택이다. IFA 개최지인 독일은 강력한 환경 규제책으로 친환경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지역 중 한 곳이기도 하다.
알버트 비어만 사장이 온라인을 통해 행사 첫날 연사로 나선다. 발표 주제는 ‘미래 연료, 수소 사회로 가는 길을 열다’다. 마이클 콜 유럽권역 본부장과 김세훈 연료전지사업부 전무도 이 자리에서 현대차가 가진 친환경차 방향성을 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등 굵직한 기업이 불참한 빈자리에는 중국 기업이 자리했다. 온·오프라인 전시회에 참가 의사를 밝힌 중국기업 수는 현재까지 952개로, 전체 중 90%에 가까운 수치다. IFA에 참여하는 중국 기업 수는 2018년까지만 해도 600개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862개까지 대폭 늘어났다.
올해도 전년과 비슷한 성장세를 보인 셈이지만,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 기업들이 IFA에서 이탈하면서 참가비율이 대폭 높아졌다.
오프라인으로 참여하는 중국기업은 화웨이, TCL, 하이얼, 리얼미, 아너, 투야까지 총 6곳이다. 화웨이의 경우 삼성, LG가 모두 자리를 비운 스마트폰 부문에서 신제품인 ‘메이트40’ 시리즈를 선보인다. 지난해에 이어 리처드 유 화웨이 소비자 부문 최고경영자(CEO)가 연사로 나서 오프라인 콘퍼런스도 개최한다. TCL은 사물인터넷(IoT) 환경 구축을 위한 지능형 프로세서를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