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정부 뉴딜정책 드라이브에 급했나…“KRX BBIG K-뉴딜지수 시장 반영 한계 지적”

입력 2020-09-04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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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대기업에 편중…한국 기업 현실 민낯 드러내”

▲KRX BBIG K - 뉴딜지수 (자료 - 한국거래소)

문재인 대통령이 뉴딜펀드-뉴딜금융을 확정한 날에 발맞춰 한국거래소도 뉴딜 ETF지수를 개발해 발표했다. 하지만 종목구성이 적고 편입된 종목들이 같은 그룹으로 편중돼 있어 변동성이 높아 위험(리스크)이 크다는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뉴딜 펀드에 맞춰 ETF지수 발표한 한국거래소 = 3일 문재인 대통령 주제로 진행한 ‘제1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서 2025년까지 5년간 조성할 20조 원 규모의 ‘정책형 뉴딜펀드’ 재원 조성 방안으로 정부 출자 3조 원, 정책금융기관 출자 4조 원, 민간자금(민간 금융기관ㆍ국민) 13조 원을 확정했다.

당정이 ‘국민 재테크’ 상품이라며 연일 뉴딜펀드를 띄우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뉴딜펀드 운영 방안 논의를 주재하는 등 직접 챙기고 있다. 여기에 발 맞춘 듯 한국거래소도 ‘KRX BBIG K-뉴딜지수’를 발표했다.

‘KRX BBIG K-뉴딜지수’는 BBIG 4개 업종별로 3개 종목씩 모두 12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구성 종목은 △2차전지 업종 LG화학ㆍ삼성SDIㆍSK이노베이션 △바이오 업종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SK바이오팜 △인터넷업종 네이버ㆍ카카오ㆍ더존비즈온 △게임업종 엔씨소프트ㆍ넷마블ㆍ펄어비스 등이며 비중은 모두 12분의 1로 같다.

업종별 10개 주요 종목으로 구성된 △KRX 2차전지 K-뉴딜지수 △KRX 바이오 K-뉴딜지수 △KRX 인터넷 K-뉴딜지수 △KRX 게임 K-뉴딜지수 등 업종별 지수 4개도 출시한다.

거래소는 이번 지수 발표 이후 이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내달 초 조기 상장을 추진, 시중 자금이 관련 자본시장에 유입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거래소는 ETF 뉴딜 지수에 포함된 총 40개 종목 중 코스닥 종목이 19개에 이르러 이번 지수 출시가 코스닥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ETF지수 시장 반영 한계…일부 대기업에 편중 = 그러나 거래소의 KRX BBIG K-뉴딜지수와 관련해 업계와 전문가들은 대기업에만 편중된 것에 지적했다.

코스닥시장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하지만 KRX 바이오 K-뉴딜지수의 경우만 봐도 사실상 단순히 시가총액 순위 기준으로 나눈 탓인지 삼성, SK, 셀트리온 등 대기업 위주다.

게다가 총 10개의 바이오 K-뉴딜지수 편입 종목 중 사실상 하나로 움직이는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3개 종목이나 차지하고 있다. 또 한미약품과 움직임이 일치하는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역시 10개 종목 안에 포함됐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 SK바이오팜을 각각 1/12 비중을 두고 7개 회사들이 나머지 비중을 가져가는 구조로 돼 있다고 하지만 셀트리온이 급등락할 경우에는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까지 함께 변동성이 커져 바이오 K-뉴딜지수까지 왜곡될 수 있다. 또 종목구성이 적은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종목구성이 적고 사실상 같이 움직이는 종목들이 그룹으로 묶여 있으면 바이오시장 전반에 대해 지수가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며 “국내 기업 환경이 일부 기업들로 편중돼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겠지만 변동성이 높고 위험(리스크)가 있다는 점에서는 좋은 구성은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 자산운용사 ETF 담당 임원도 “편중된 느낌”이라면서 “하지만 이것이 한국 바이오 산업의 현실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 증권업계 전문가는 “국내 기업들이 대기업등에 편중돼 있는 현실이라지만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뉴딜 정책에 맞춘 지수라면 단순히 시가총액 기준으로 나누기 보다는 편중되지 않고 리스크를 감안한 구조적인 지수를 만들 수도 있었을텐데 아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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