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코로나 19라는 아주 특이한 케이스가 생겼습니다. OTT 계열에서는 굉장히 희망적인 상황이었는데도 넷플릭스만 이 과실을 따갔죠.”
조영신 SK브로드밴드 성장전략그룹장은 7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OTT 시장의 경쟁 지형과 국내 사업자의 도전 과제’ 토론회 포문을 이와 같이 열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국제방송영상콘텐츠마켓 2020(BCWW 2020)’ 첫날 진행된 콘퍼런스 행사가 열렸다.
패널로는 이희주 웨이브 정책기획실장, 박태훈 왓챠 대표이사가 나와 국내 OTT 사업 성과와 향후 방향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참석자들은 넷플릭스의 성장세에 비해 국내 OTT 사업자들의 성장 속도가 느렸다고 분석했다.
왓챠‧웨이브‧티빙이 모두 성장 중이지만 넷플릭스의 가입자 수 증가보다 미미하다는 것.
이희주 웨이브 실장은 “넷플릭스는 LG유플러스, KT 등 통신사와 협업을 하기도 하고 CJ ENM, JTBC의 콘텐츠를 가지고 와 경쟁력을 담보했다”라고 분석했다.
박태훈 왓챠 대표도 한국 OTT 사업자들이 넷플릭스와 같이 콘텐츠 제휴와 화제성을 가져가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조영신 그룹장은 국내 OTT의 잔존율(다음달에도 유저가 서비스를 계속 사용하는 비율)이 넷플릭스에 비해 떨어진다는 점을 짚었다. 웨이브와 왓챠는 결국 OTT 시장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콘텐츠’라며 콘텐츠 질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 답했다.
이희주 실장은 웨이브가 7월 제공한 오리지널 시네마틱 드라마 ‘SF8’를 통해 웨이브의 성장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전했다. SF8은 민규동 감독을 비롯한 8명의 감독이 모여 제작한 한국판 SF 시리즈다. 기술발전을 통해 완전한 미래를 꿈꾸는 인간들이 등장한다.
이 실장은 "영화감독들이 익숙치 않았을 40분짜리 작품을 만드는 도전을 했다"며 "거기에 더해 OTT에서 콘텐츠를 선공개하는 등의 도전도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SF8은 7월 웨이브 선공개 이후 8월 MBC에 편성돼 관심을 모았다.
이 실장은 “SF8 공개 이후 60만 뷰 정도 성과를 내 상당히 고무적이었다”며 “가입자 유치에도 도움이 된 만큼 최고의 마케팅은 결국 콘텐츠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태훈 왓챠 대표도 콘텐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박 대표는 "2019년 '기생충', '극한직업'을 제외한 다른 작품들은 사실상 마이너스 수익을 거뒀다"며 "한국 영화가 블록버스터 위주가 되니 작은 영화들이 서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왓챠 독점 콘텐츠를 통해 좋은 영화를 발굴, 한국 영화 시장 구조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과 콘텐츠 품질 향상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깐느‧토론토‧LA 필름 마켓에 방문해 좋은 영화들을 수급, 올해 상반기 극장에 개봉하려 했으나 코로나19로 상황이 어려워졌다 아쉬움을 전했다.
왓챠와 웨이브 모두 넷플릭스의 성장 전략을 차용,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자금력을 확보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넷플릭스와 경쟁력에서 밀리는 만큼,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인지도와 자생력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왓챠는 9월 왓챠를 일본에 런칭하고, 웨이브도 지상파 방송을 기반으로 동남아 시장에 진출한다 전했다.
박 대표는 “일본에서 클로즈드 베타 테스트 진행 결과 왓챠에서 처음 알게 된 작품에 대한 만족도가 92%에 달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실장도 “현재 해외에 있는 동남아 국가들의 교민들을 위한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며 “본격적으로는 현지인을 대상으로 글로벌 진출에 나설 것”이라고 계획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