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트럼프 ‘바이트댄스 등 제재’에 반격...자체 국제보안기준 내놓는다

입력 2020-09-08 10:01수정 2020-09-0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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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청정 네트워크' 프로그램에 대항

▲왕이 중국 외교부장 겸 외교 담당 국무위원이 1일(현지시간) 독일 방문 중 베를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베를린/AP뉴시스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 인터넷 기업을 글로벌 무대에서 축출하려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 조치에 대해 중국 정부가 반격에 나섰다. 자체 국제보안기준 구상을 내놓은 것이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왕이 중국 외교부장 겸 외교 담당 국무위원은 조만간 국제보안기준에 대한 중국의 구상을 발표한다. 이 구상은 원래 8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글로벌 디지털 거버넌스에 관한 세미나에서 발표하려던 것으로, WSJ가 해외 외교관들에게 미리 배포된 해당 구상의 초안 사본을 단독 입수했다.

초안은 “정보 보안의 위험에 대해 세계적인 해결책이 요구되는데, 그러려면 대다수 국가의 바람과 이해관계를 반영한 세계적인 규칙과 표준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명시했다.

이런 내용을 담은 중국의 국제보안기준 구상은 무역과 기술 등 여러 분야에서 미국과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몇 달 동안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테크놀로지 등 기술 기업과 바이트댄스 산하 동영상 공유 앱 ‘틱톡’, 텐센트홀딩스의 ‘위챗’ 등 인기 앱에 대해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며 제재를 강화해왔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미국 정부가 이중 잣대를 들이밀어 중국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전개를 방해하려 한다”고 반발해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약 1개월 전 ‘청정 네트워크(Clean Network)’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미국 등 글로벌 기업이 사용하는 인터넷 인프라에서 모든 중국 앱과 클라우드 서비스, 통신 시스템, 해저 케이블을 퇴출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중국이 이번에 내놓으려는 자체 국제보안기준 구상은 바로 이 청정 네트워크에 대항하기 위한 카드인 셈이다. WSJ가 입수한 초안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각국에 “포괄적이고 객관적 증거에 근거한 방법으로 정보보안을 처리하고, 정보통신 기술과 서비스에 대한 개방적이고 안전하면서도 안정적인 공급망을 유지할 것을 촉구한다”고 호소했다.

또 초안은 각국 정부에 대해 “데이터를 처리하는 방식에 있어서 다른 나라의 주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는 모든 국가가 각자 인터넷을 완전히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중국 정부의 ‘사이버 주권’ 비전과 일치한다.

초안은 미국의 청정 네트워크 프로그램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으나,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과 중국의 기술이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주장하는 미국에 대항하려는 자세를 반영한다고 WSJ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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