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은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의 영향으로 원전이 자동정지된 원인을 파악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8일 밝혔다.
현재까지 추정 원인은 원전에 근접한 강력한 태풍에 의해 높은 파도와 강풍의 영향으로 다량의 염분이 발전소 부지내의 전력설비(외부와 전기를 주고받는 송수전 관련 설비)에 유입돼 고장이 발생했고, 이로부터 발전설비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가 동작해 발전이 정지된 것으로 한수원은 파악하고 있다.
한수원은 “설비 이상 시 발전소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설계대로 발전정지가 이뤄졌으나 원전 운영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국민 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사과드린다”고 설명했다. 이번 태풍으로 자동정지된 원전은 고리 3ㆍ4호기, 신고리 1ㆍ2호기, 월성 2ㆍ3호기다.
원전은 발전소 내외부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터빈 과부하나 원자로 압력 상승으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터빈발전기와 원자로가 자동정지되도록 설계됐다. 안전 체계가 제대로 작동한 것이라고 원전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더 강한 태풍이 찾아올 상황에 대비해 송전설비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재 한수원은 고장설비 복구와 전력설비에 침적된 염분 제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설비 시험을 통해 건전성을 확인하고, 규제기관의 공식적 조사 결과에 따라 발전소를 재가동할 계획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이번 일을 계기로 과거의 기록을 뛰어넘는 자연재해에도 발전소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