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탄압 ‘신장위구르자치구’ 8개 기관 포함
영화 뮬란의 엔딩 크레딧에 표시된 감사 대상에 신장위구르자치구의 무슬림을 대상으로 인권 탄압을 자행했던 8개 중국 정부 기관이 포함돼 논란을 빚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아카데미상 미술상 수상자이자 뮬란 제작에도 참여한 그랜트 메이저 미술감독은 “뮬란의 극히 일부만이 신장에서 촬영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어디에서든 영화를 찍으려면 현지 공무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중국 정부는 최근 수년간 신장 지역 무슬림에 대해 인권을 더욱 가혹하게 탄압하고 있다. 인권운동가들은 현지에서 위구르인을 포함해 100만 명 이상의 무슬림이 집단수용소에 수감돼 정치적 세뇌를 당하고 있으며 이보다 더 많은 사람이 당국의 감시 및 동화정책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디즈니가 뮬란 촬영에 도움을 줬다며 인권 탄압 기관에 감사를 표시해 반발을 산 것이다. 엔딩크레딧에 표시된 기관에는 신장 지역 공산당 홍보부서와 집단수용소가 있는 투르판시 공안과 관광 당국이 포함됐다.
애니메이션을 실사화 리메이크한 ‘뮬란’은 다리가 불편한 늙은 아버지 대신 자신을 남자로 위장해 전쟁터로 가는 여성의 영웅적인 활약을 그린 고대 중국의 전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다. 뮬란에는 중국 북서부로 묘사한 고대 실크로드 정경이 담겼다.
조시 할리(미주리주)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디즈니가 이제 영화에서 위구르 집단수용소와 관련된 중국의 비밀 부서에 감사를 표시하고 있다”며 “이것이 ‘사회적 책임’이라는 깨어있는 자본의 생각”이라고 비꼬았다.
노르웨이에 기반을 둔 위구르어 학자이자 인권운동가인 압둘웰리 야우프는 “뮬란은 애국자이지만 신장을 배경으로 해서는 안 된다”며 “신장 위구르인들은 자신의 고향에 대해 사랑을 보여 박해를 받았다. 중국에서 애국심은 바로 공산당을 사랑하는 것”이라며 영화 보이콧을 촉구했다.
디즈니는 뮬란을 통해 영화는 물론 상하이와 디즈니에 있는 테마파크에도 더 많은 중국인이 오기를 바라고 있다. 디즈니는 뮬란을 제작하면서 중국 당국과 각본을 공유하며 몇 달간 면밀한 조사도 받았다. 이에 뮬란은 11일 중국에서 개봉된다.
홍콩 민주주의 운동가들도 뮬란의 주인공인 류이페이가 지난해 홍콩 경찰의 시위대 무력 진압에 지지를 표명한 것에 반감을 나타내면서 영화를 보지 말 것을 촉구했다.